'한국의 스티브잡스' 키우는 NHN 넥스트 입학식 가보니

2기 102명 입학, IT 비전공자 더 많아···졸업 후 창업 포부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이 많아요. NHN 넥스트 학교를 졸업한 뒤 창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4일 판교 테크노밸리 '2014 NHN 넥스트 입학식'. 개교 후 두 번째 입학식이 열린 이곳에서 만난 김성한(26) 씨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자동차와 IT기술을 접목해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연차를 내고 입학식에 참석했다는 그는 이곳에서의 학업을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기로 했다.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과 중국 북경대에서 학사·석사를 마친 그는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글로벌사업부에서 일하고 있다. NHN넥스트는 김씨 같은 소프트웨어 비전공자들도 '뿌리부터 열매'까지 거둘 수 있는 곳이다.  

이민석 NHN 넥스트 학장이 지난 4일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2기 신입생들에게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의 스티브잡스'를 양성하기 위해 2013년 3월 네이버가 설립한 NHN 넥스트 학교는 2기 신입생 102명을 선발했다. 이날 입학식에는 신입생들과 학부모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에 다니는 2기 입학생 최종혁(26) 씨는 "사회과학을 전공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바일 앱 개발자가 되고 싶다"며 "SK플래닛·삼성SDS 등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IT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있지만, 비전공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의 실질적인 노하우를 배우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이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NHN 넥스트는 계열과 전공에 관계없이 선발해 입학생들 가운데는 비전공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1기 대학생 입학자 기준 개발 분야 비전공자가 79.2%를 차지한다. 이들 신입생은 재학 기간동안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다.  

NHN 넥스트 학교에 입학한 모든 학생에게는 24시간 개방된 개인공간이 제공된다. 넥스트에는 총 10개의 개인학습 공간 '리커버'가 있으며 학생들이 오래 머무는 공간임을 배려해 볕이 가장 잘 드는 창가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캠퍼스는 IT산업단지인 판교 테크노밸리 내 위치해 있다. 카카오 등 주요 IT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건물의 한 개층을 사용한다. 캠퍼스는 학생들의 생활 공간인 '리커버'와 '프롬프트(강의실)', '링크(토론실)', 교수실 등으로 이뤄졌는데 학교라기보다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IT기업에 가깝다. 리커버는 24시간 개방된 개인 학습공간으로 철야 개발 작업 후 쉴 수 있는 간이침대도 마련돼 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언제든지 교수와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교수실을 리커버와 강의실 사이에 배치했다.  
수업은 이론적 기초와 함께 현장 실습 교육을 강조한다. 기술 교육 치중하는 기존 교육 방식을 버리기 위해 수업당 학생수를 제한했다. 교수당 학생 수가 10명, 수업당 학생수는 20명에 불과하다. 비전공자들도 뿌리(이론적 기초)부터 열매(현장 실습)까지 얻어갈 수 있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넥스트는 대학 학위를 주지 않지만 이수 과정은 기존 대학 커리큘럼 보다 까다롭다. 지원자들의 역량을 꼼꼼하게 살펴보기 위해 면접시간도 2시간 이상으로, 네이버 입사 면접시간 보다 길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벤처로 출발한 네이버가 15년만에 시가총액 23조원(코스피 7위)로 키워낸 것은 소프트파워에 눈을 뜬 데 있다"며 "이같은 현장형 교육 방식도 소프트웨어의 가치와 중요성을 간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언제든지 교수와 편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교수실을 학생들의 개인학습공간과 강의실 사이에 배치했다. 교수실은 면담이나 수업이 진행될 때 외에는 늘 열려 있다.

넥스트는 커리큘럼이 항상 최신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6개월마다 커리큘럼위원회를 열어 커리큘럼을 검증하고 개선해나간다. 현장은 늘 바뀌기 때문에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탄탄한 기초이론이 중요하다는 철학에서다. 윤지수 교수는 "이곳은 책상에 붙잡아두고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며 "대신 문제를 정의하고 소프트웨어를 통해 풀어나가는 방법을 배운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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