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맥주 등 그늘집 음식값 10배 더 받아도 관리비로 다 빠져나가
골프장 음식값은 시중보다 몇 배나 비싸지만 정작 골프장은 남는 게 없다고 한다. 사진=정재훈 기자 roze@asiae.co.kr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장의 비싼 음식값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도 너무한(?) 가격대다. 지난해 한국골프소비자모임에서 발표한 '그늘집 식음료 가격 현황'에 따르면 캔맥주 1개가 시중 마트보다 최고 9.8배, 그늘집 대표 먹을거리인 이온음료와 삶은 계란, 캔커피는 최고 8.2배나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경기도 안성 한 골프장의 이온음료 값은 시중마트 가격 평균인 1430원보다 5배 이상 비싼 8000원이었다. 캔커피 역시 8000원에 팔았고, 삶은 계란 1개 값은 무려 3000원이나 됐다. 대다수 골퍼들은 그러나 정확한 가격을 모르고 먹는다. 그늘집에서는 가격을 명기하는 곳이 거의 없고, 라커 번호를 알려주면 그린피 정산 때 일괄 청구되기 때문이다. 골프장 입장은 또 다르다. "원가 대비 수익이 높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늘집마다 배치해야 하는 직원 급여 등 운영비를 따지면 오히려 적자"라며 "남는 건 없고,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만 듣는다"고 억울해 하고 있다. 일부 골프장은 그래서 아예 그늘집에 자판기를 설치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충북 청원의 실크리버다. 캔맥주가 3000원, 이온음료 1500원, 캔커피 1000원 등 시중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클럽하우스 레스토랑도 비슷한 맥락이다.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골프장들이 요즈음은 직영 대신 위탁운영을 늘리는 추이다. 식음료 매출의 15~20% 정도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인건비와 부대비용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더 효율적이다. 워커힐과 세종호텔 등 특급호텔에 식품회사인 풀무원 등이 가세해 유치전도 치열하다. 골퍼들은 그러나 여기서도 불만이다. 위탁업체는 수수료만큼 단가를 높여야 하고, 아무래도 가격 대비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까닭이다. 프로숍 운영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18홀 골프장의 프로숍 매출은 연간 3억~4억원 수준, 이익은 7000만원에 불과하다. 알뜰 골프족이 늘어나면서 할인 폭이 큰 제품에 그나마 눈길을 주는 정도다. 프로숍 역시 큰돈이 안 되다 보니 위탁운영업체에 통째로 맡기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