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발넓히려 할인공세 펼친 수입차의 역설혼다·한국토요타 등 최대 700만원까지 몸 낮추자 중고차값도 뚝 떨어져[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국내 수입자동차 업체들이 일부 차량의 할인폭을 확대하면서 해당 중고차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예비고객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기존에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나 일선 현장의 판매자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수입차 할인공세 = 유럽차의 인기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일본 브랜드가 할인에 적극적이다. 혼다는 이달 들어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SUV) 크로스투어를 700만원 낮춘 3990만원에, 준중형세단 시빅 하이브리드를 600만원 낮춘 309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미니밴모델 오딧세이와 새해 들어 개별소비세 인하로 소폭 가격을 낮춘 중형세단 어코드 3.5 모델은 200만원 싸게 구입할 수 있다.도요타와 닛산도 올해 들어 프로모션을 대폭 강화했다. 도요타의 캠리 3.5모델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벤자를 구입하면 최대 750만원까지 주유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닛산 역시 인기차종인 알티나ㆍ큐브를 현금으로 구입하는 고객에게 100만원 정도 주유상품권을 준다.크라이슬러는 대형세단 300C를 700만원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시작했던 프로모션을 새해 들어서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판매량 상위에 있는 BMWㆍ폴크스바겐 등 독일차들은 할인폭이 거의 없어 대조를 이룬다. 일부 인기차종의 경우 물량이 부족해 제값을 다 주고도 사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싼 차 이미지 우려 = 이처럼 '파격' 수준의 할인판매가 많아지면서 일부에서는 우려 섞인 반응을 보내기도 한다. 당장 판매량은 늘어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대표적인 게 중고차 시세 하락이다. 중고차전문업체 SK엔카에 따르면 2010년식 모델을 기준으로 혼다 어코드 3.5의 경우 이번달 시세가 2100만원 수준으로 감가율이 48.7%다.같은 연식의 도요타 캠리나 닛산 알티마 역시 감가율이 각각 49.9%, 48.5%로 비슷한 차급이나 가격대의 유럽차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이다. 같은 연식의 BMW 320d나 520d의 경우 감가율이 각각 45.1%, 39.6%이며 메르세데스-벤츠의 C200K 아방가르드(40.9%), 폴크스바겐의 제타(39%) 역시 일본차에 비해 중고차 시세가 떨어지는 정도가 덜했다. 중고차가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건 그만큼 판매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할인판매를 장기적으로 지속할 경우 '싼 차'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안 팔려서 가격을 낮추는 게 오히려 판매를 방해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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