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세계 경제 무대에서 중국기업의 위상은 날로 막강해지고 있다. 각 분야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기업들이 속속 나타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 글로벌시장에서 중국기업은 한국기업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중국기업 분석서는 드물다. 텐타오·우춘보가 정리한 '화웨이의 위대한 늑대문화'는 삼성 등 우리 IT기업과도 경쟁하는 화웨이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업경영탐구서다. 화웨이는 26년전 5명의 직원이 창업, 오늘날 15만명의 대군을 거느린 세계적인 통신장비 제조업체다. 세계 150여개국에 지사 및 대표사무실, R&D센터를 갖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의 30%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0여년동안 국유기업인 '쥐룽'이나 '다탕텔레콤' 등이 막대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속절없이 무너진 것과는 달리 오로지 자신만의 힘으로 성장을 일궈왔다. 그 성장 비결에는 '늑대정신'으로 일컫는 기업문화와 '런정페이'(60)라는 걸출한 중국 벤처 1세대 경영인이 자리잡고 있다. 화웨이의 늑대문화는 '팀플레이 정신'과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생존력', 극한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성'을 말한다. 화웨이의 유명한 야전침대문화는 사업 초기 회사에서 밤낮없이 기술 개발에 매진했던 직원들이 퇴근을 하지 않고, 회사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하자 회사가 '야전침대'를 나눠준데서 비롯됐다. 지금도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야전침대'를 나눠준다. 비록 예전처럼 야근하지는 않지만 야전침대는 화웨이의 상징이다. 화웨이는 삼성, 애플, 모토로라, 노키아, 에릭슨 등 쟁쟁한 기업과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면서도 필요할 경우 순식간에 연합전선을 구사하는 '합종연횡' 전략을 펼친다. 어느 경우 글로벌기업에 공세적으로 맞서는가 하면 특허권 분쟁을 치루는 기업과도 합자회사를 설립할 정도로 기민함을 보인다.해외시장에서 화웨이는 세계적인 통신기업이 가지 않는 히말라야, 아프리카, 동남아 낙후지역 등을 거점 삼아 성장 발판을 구축해가고 있다. 이런 전략을 서슴없이 발휘하는 최고경영자 런정페이는 우리가 여전히 탐구해야할 중국기업인 중의 한명이다.런정페이는 1987년 통신장비 도매업체를 시작으로 오늘날의 화웨이를 일군 장본인이다.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으로 선정했다. 또한 2011년 '포춘'지의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25인'에 선정되는 등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가로 손꼽힌다. 런정페이는 혁신적이고 모험심 많은 인물로 주변사람의 충언을 곧잘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조직의 리더로서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거짓말, 악의적인 소문, 근거없는 비방을 자유롭게 쏟아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조직 내 소통을 원활케 한다. 특히 화웨이의 주식 1%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모두 직원들에게 분배, 모범적인 중국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 존경받고 있다. 이 책을 감수한 맹명관 포스코 전략대학교수는 "화웨이는 가장 중국다우면서도 중국을 넘어선 초일류기업"이라며 "독창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고자하는 경영자라면 화웨이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텐타오·우춘보 지음/이지은 옮김/스타리치북스 출간/값 2만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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