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통신' 말은 같은데 이분들, 뜻은 다르네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하성민 대표는 '협업과 성장', 황창규 내정자는 '선택과 집중' 이상철 부회장은 '선점과 차별'. 새해를 맞은 이동통신3사 CEO가 '탈통신'을 향한 가속페달을 밟았다. 하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밝힌 청사진은 제각각 다르다.올해 창사 30주년을 맞는 하성민 SK텔레콤 대표는 통신시장의 확고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비통신부문 사업영역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하 대표는 2일 밝힌 신년사에서 "IPTV, 솔루션, 헬스케어 사업이 각각 회사의 성장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매진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SK하이닉스, SK플래닛과의 시너지 창출도 중요하며 과거와는 다른 속도와 역량 결집으로 협업 수준을 한차원 높이라"고 주문했다.하 대표는 지난해 5월 융합사업 활성화에 3년간 1조2000억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강점인 ICT를 접목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는 U(유비쿼터스)-헬스케어 부문은 SK텔레콤이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까지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원격진료 허용 법안이 올해 국회를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인 SK플래닛과는 플랫폼ㆍ콘텐츠ㆍ모바일커머스 사업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장동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이 SK플래닛 사업운영총괄(COO)로 이동했다. 반도체기업인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 효과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양사가 사업적으로 겹치는 부분은 없지만 단말기용 시스템반도체 같은 부분은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오는 27일 KT 주주총회에서 공식 임명되는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는 태스크포스(TF)팀을 통해 향후 경영계획 구상과 업무파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TF는 대부분 10년 넘게 KT에서 일한 내부 출신 인사들로 이뤄져 있다. 철저히 몸을 낮추고 언론과의 접촉도 일절 삼가 온 황 내정자는 정식 임명절차를 밟는 주총에서 처음으로 대략적인 경영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황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는 KT의 유무선 통신사업분야의 경쟁력 회복, 그리고 겉돌았던 비통신 사업영역의 교통정리로 정리된다. 10월 이후 두 달 연속 전체 가입자 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서 얻은 성과인 만큼 본원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때문에 업계는 황 회장 내정자가 사업구조 개편과 고정비용 개선 등에서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임 CEO와는 색깔이 분명히 다르겠지만 탈통신이란 지향점 만큼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융합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는 글로벌 통신업계의 공통 화두인데다 KT의 경우 콘텐츠ㆍ에너지ㆍ금융ㆍ솔루션 등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이를 전부 갈아엎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으로 풀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남보다 앞서 보는 눈으로 모든 분야에서 앞서가자고 강조한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올해 경영 목표 역시 탈통신에 무게가 실렸다. 광대역LTE 전국망 구축 등으로 무선시장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기업용 솔루션과 가정용 홈컨버지드 서비스 등에도 주력하겠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한해 동안 유일하게 무선부문 가입자 연속 순증을 기록했고 매 분기마다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광대역LTE가 타 2사에 비해 시작이 늦었던 것이 걸림돌이다. 이 부회장은 "모바일에서는 주파수 경쟁 우위를 최대한 활용하고, 고객의 홈 라이프를 혁신하는 한편 기업고객용 솔루션과 사물인터넷(IoT)ㆍ전력사업을 선점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라"고 구체적으로 지목했다.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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