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 명품 패딩, 제품 손상시 추가비용 지불해야-롯데마트·이마트 "수입사에 문의해보라" 답변
▲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서울 마포동에 사는 주부 박미영(45)씨는 이달 초 한 대형마트에서 요즘 인기라는 명품 브랜드 A사의 패딩 한 벌을 구입했다. 정상가 130만원짜리를 80만원에 산 박씨는 "이런 때 아니면 언제 명품 패딩을 장만하겠냐"며 흡족해했다.하지만 박씨의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연말을 맞아 모인 동창회 자리에서 자신이 입은 모델이 정식 매장에는 입점되지 않는 시즌오프 상품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급기야 살 때는 잘 몰랐는데 애프터서비스(AS)도 안 되는 상품이었다. 박씨는 "할인가도 비싼데 내 돈 주고 수선까지 해야 하냐"며 "한 해만 입을 것도 아닌데 싸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었다"고 푸념했다.유통업체들이 경쟁하듯 쏟아낸 명품 패딩 병행수입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낳고 있다. 병행수입 상품의 특성상 AS가 불가능해 의류 손상 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것. 특히 비인기 사이즈에 시즌오프 상품 위주로 판매한 것도 구매자들의 원성을 키웠다.롯데마트는 지난 6일 빅마켓 영등포점 등 4개 점포에서 노스페이스와 캐나다구스, 몽클레르 등 프리미엄 브랜드 패딩 500여점을 백화점 판매가 대비 20~35% 할인해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을 백화점 판매가 대비 36%가량 싼 79만9000원에 판매했으나 이 역시 병행수입품인 관계로 AS를 받을 수 없게 돼 있다. 특히 앞서 배포한 홍보자료에서는 '자체 AS(소비자 과실 시 유상)가 가능'하다고 안내해 혼선을 부추겼다.빅마켓 관계자는 "병행수입 상품이기 때문에 AS가 안 된다고 계산대 곳곳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충분히 안내했다"며 "빅마켓 자체가 수선하는 곳이 없다. 본사(수입사) 측에 문의해보라"는 말만 반복했다.이마트는 지난달 20~23일 트레이더스 구성점에서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 '캐나다구스 켄싱턴' 등 명품 브랜드 패딩 800장 물량을 백화점 판매가 대비 20~30% 할인 판매했다. 행사 첫날 일부 사이즈를 제외한 물량 대부분이 소진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하지만 이마트 역시 AS에 대해 부실한 안내를 하긴 마찬가지였다. 트레이더스 매장 관계자는 "판매 당시 소비자들에게 AS가 안 된다고 충분히 고지를 했다"며 "병행수입 상품이기 때문에 저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선을 하려면 명품 수선가게에 가보면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한편 백화점 매장이라고 AS가 편리한 것은 아니었다. 현재 '캐나다구스'가 입점돼 있는 갤러리아명품관에서는 6개월간 무상 AS가 가능하나 구매자가 직접 CS고객센터에 수선을 의뢰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내년 1월까지만 한시 운영되는 매장인 탓에 AS는 영수증에 안내된 것처럼 고객이 직접 의뢰해야 하고 제품 상태 확인 전까진 무상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가격 메리트를 앞세웠지만 AS와 제품 선택의 폭이 좁다는 점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린 셈이다. 실제로 롯데마트 빅마켓에서 판매한 몽클레르의 경우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남성제품 '마야' 한 가지뿐이었고, 사이즈도 대부분이 커서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주요 백화점 내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정식으로 수입해 판매하는 제품들은 보통 1년 동안 무상 AS가 가능하다"며 "병행수입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가격 때문에 대부분 AS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워낙 고가의 제품들이다보니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할인 폭이 굉장히 큰 상품들도 등장하고 있다"며 "몽클레르 등 인기 제품인 경우 가짜상품(짝퉁) 여부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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