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여성은 집안일과 직장일을 모두 잘 해내기 힘들다. 여성이 사회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막으려면 사회가 아이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하는 전업주부에 대해 더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멕시코 재벌 기업 살리나스 그룹의 리카르도 살리나스 회장(53·사진)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최근 멕시코 중부 도시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기업인 모임 중 "많은 여성이 사회로 진출해 어려운 일에 매달리지 않도록 남편은 주부에게 더 많은 생활비를 줘야 한다"며 위와 같이 말했다.일간 '라 호르나다' 등 현지 언론들이 살리나스의 발언 내용을 보도하자 멕시코인들의 분노가 하늘에 이르렀다. 현지 언론들은 당시 토론자로 회의에 참석한 멕시코 국립 대학의 후안 라몬 데 라 푸엔테 전 학장이 살리나스의 '문제 발언'을 저지하며 "경제성장의 핵심이 여성 교육과 여성의 지위 향상"이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함께 소개했다.살리나스는 2000년부터 해마다 빠지지 않고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부자 순위에 등장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브스가 선정한 멕시코 부자 리스트에서 4위를 지켰다. 포브스는 살리나스의 발언을 자세히 소개하며 "그의 '마초적' 발언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면서 "이는 멕시코의 뿌리 깊은 남녀차별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올해로 창립 112주년에 이른 살리나스 그룹은 방송·통신·소매·금융·보험 분야에서 1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살리나스 그룹은 경기부진에도 연간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그룹 매출은 100억9900만달러(약 10조6100억원)로 전년 대비 38% 늘었다.살리나스 그룹의 전신은 살리나스 회장의 고조인 벤자민 살리나스가 창립한 대형 가전 유통업체 '엘렉트라'다. 살리나스 회장은 1987년 아버지 우고 살리나스의 뒤를 이어 엘렉트라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경영인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살리나스 회장은 CEO 취임 이후 엘렉트라를 멕시코 최대 가전업체로 키워냈다. 당시 다른 가전업체들은 수요가 집중된 고소득층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엘렉트라는 중산층에 할부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모델로 대성공했다.살리나스는 멕시코 제2의 방송국이자 살리나스 그룹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스페인어 방송 '아스테카'의 회장이기도 하다. 아스테카는 멕시코 정부가 독점했던 미디어 산업에서 민영으로 크게 성공한 첫 사례다. 아스테카는 2001년 미국의 히스패닉 인구를 겨냥한 스페인어 방송 '아스테카 아메리카'도 출범시켰다.살리나스 그룹은 2002년 민간 기업으로는 10년만에 처음 정부로부터 은행 사업권을 따내 금융사 '아포라 아스테카'도 창업했다.살리나스는 이후 멕시코 최초의 통신업체 '루사셀', 미국 신용카드회사 '어드밴스 아메리카' 등 다양한 기업 인수합병(M&A)으로 그룹 몸집을 키워나갔다.그는 주가조작, 돈세탁, 통신법 위반 혐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멕시코 금융위원회(CNBV)로부터 고소당해 2006년 75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도 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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