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종묘·탑골공원 주변 서비스 디자인 자문위원회 검토회의가 지난 7월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서울시가 종로 탑골(파고다)·종묘 공원 주변을 노인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거리로 탈바꿈시킬 디자인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또 이 지역에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재취업과 인생 설계 교육 등을 맡는 '인생 이모작 지원센터'를 세운다는 방침이다.29일 본지가 입수한 서울시의 '종묘·탑골 공원 주변 서비스 디자인 기획안'에 따르면 시는 어르신 밀집지역인 이 일대를 '세대 공감의 거리' '생산형 복지의 거리' '그리운 풍경의 거리'로 조성한다는 3대 전략을 세우고 추진 중에 있다. 사업안에는 이 주변을 노인들의 눈높이에 맞으면서도 시민과 공유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보행 및 위생문제 해결 ▲음악 동아리, 생활체조, 장기·바둑 대회 등 여가 프로그램 ▲심리·의료·금융 등 각종 노후 상담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한눈에 보는 '만원의 행복' 지도 ▲어르신들의 명언과 덕담을 담은 전광판 등이 그것이다.시는 용역 발주를 통해 지난 1년간 사업을 위한 현황 및 기초조사 분석을 거쳤으며, 지난 7월에는 각종 노인 문제 관련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치는 등 사업안에 대해 최종 점검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역사와 장소성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으로 이 장소를 찾는 사람과 공간적 형상이 유지되는 곳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복지센터 등 현장직원들을 비롯해 일자리, 여가, 문화, 도시계획 등 분야별 전문가 14명과 만나 자문을 받기도 했다. 건축가 승효상씨는 "종로와 종묘의 역사성을 유지하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며 "필지의 형태를 보존하면서 서울의 전통적인 도시구조와 맞물려서 접근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지난 4월과 6월에는 각각 주민과 상인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사업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본래 시는 이 일대를 '어르신 거리'로 이름 짓기로 했지만, 이들의 입장을 받아들여 이 명칭은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관해 서울시 관계자는 "대다수의 주민과 상인들은 외지인들이 지나치게 많이 몰려와 주변 환경을 어지럽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꾸준한 논의와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아울러 시는 '인생 이모작 지원센터'를 종로구 돈의동에 위치한 동의빌딩 일부를 임차해 세울 방침이다. 이곳에선 상담센터, 북 카페, 각종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노인층뿐만 아니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인생 설계 교육과 일자리 알선, 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시는 이를 위해 건물 리모델링 비용 8억원과 연간 운영비 7억7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민간에 위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 예산안과 센터 운영을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법인이나 단체에 맡긴다는 내용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지난 8월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센터 리모델링을 위한 설계용역을 착수한 상태로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4월 완공된다.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는 종묘·탑골 공원 일대 디자인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기획 및 설계 단계로 구체적인 예산 배정과 부서별 담당 업무가 정해지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행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노인 복지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보건복지부와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관련기사]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