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최근 증권사 대표들과 임직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증시침체와 거래대금 부진으로 업계가 어려운 가운데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는 한편 대주주로서 주가 하락을 방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지난 25일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의 보유 주식은 2만5000주에서 3만주로 늘었다. 정해영 한양증권 사장도 지난달 10일 회사 주식 3000주를 사들여 보유 주식을 2만3000주에서 2만6000주로 확대했다.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은 일주일에 서너 번꼴로 자사주 쇼핑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11차례 50~500주에 달하는 우선주를 사들여 보유 우선주는 72만5725주에서 72만8385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총 66차례에 걸쳐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다. 윤 명예회장은 올해 만 91세로 지난 1962년 유화증권을 설립한 창립주다. 유화증권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 사장들이 한 번에 대량으로 주식을 매입한다면 윤 명예회장은 주식을 조금씩 장기적으로 매입해왔다는 데 차이가 있다"면서 "대주주로서 회사에 대한 애착과 신뢰도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룹 사태로 힘겨운 동양증권 임직원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을 포함한 동양증권 임원 40명은 지난달 28일 동양증권 주식 총 1만7730주를 장내 매수했다. 직급별로 정진석 사장과 서명석 신임 사장 내정자는 각각 1200주씩, 윤성희 전무를 비롯한 전무급은 800주씩을 샀다. 이밖에 상무급은 600주씩, 상무보는 400주씩, 이사대우는 280주씩 각각 매수했다.금융투자업계 증권사 대표들과 임직원들이 연이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이유로는 주가 방어를 들 수 있다. 대표와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투자자들에게 회사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증권주들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면서 "대표가 자사주를 매입함으로써 책임경영 의지와 주가 방어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미만으로 역사적 최저점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증권사 전체의 PBR는 0.55배에 불과하다. KDB대우증권의 PBR는 0.8배이며 미래에셋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0.7배로 사상 최저수준이다. 현대증권(0.5배), 대신증권(0.4배)도 PBR 1배가 채 안 되긴 마찬가지다. 동양증권은 0.2배, 한양증권은 0.3배 수준에 불과하다.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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