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203곳이 최대…내년에도 약 80개 상장 예정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올해 일본의 상장(기업공개·IPO)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아베 신조 정부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 등으로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랠리를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도산 쇼크로 일본 경제가 침체하기 직전 해인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를 이룰 전망이다.특히 상장 기업들은 사업 내용이 좋고 성장잠재력이 높아 대부분 상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블룸버그통신은 20일 일본 주식시장에서 40년 사이에 최대 폭의 랠리로 상장이 붐을 이루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노무라홀딩스 추정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했거나 연말까지 상장할 계획을 가진 기업은 60여개사로 2007년 121개사 이후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본의 기업 상장은 2000년 203개 기업이 상장해 전년 107개 기업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적지 않은 숫자이다. 세계거래소연맹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상장한 기업은 770개로 미국 187개, 영국 84개, 홍콩 56개 등으로 집계됐다.또 내년에는 약 80개 기업이 상장하고 2015년에는 더 많은 기업이 상장을 예정하고 있다고 노무라의 IPO부서 구라모토 케이지 이사는 밝혔다.구라모토 이사는 “도쿄와 오사카,나고야에서 IPO세미나를 열고 있는데 참가 신청 기업 숫자가 지난해에 비해 10~20% 증가했다”면서 “세미나 반응도 좋다”고 소개했다.이는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디플레이션 탈출을 목표로 한 아베노믹스에 힘입은 기업 실적 개선으로 도쿄증권거래소의 토픽스 지수는 9월 말까지 4분기 동안 무려 62% 상승해 1973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더욱이 투자자들의 대다수는 일본인이다. 8일까지 시가총액 기준으로 약 71%를 내국인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갑을 꼭꼭 닫고 있던 일본인들이 주식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던 증거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뿐만 아니라 채권위주로 투자하던 기관투자자들도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델러티투자는 의료서비스 회사 N필드 지분 8.8%를 취득했고 일본생명은 정보기술(IT) 서비스 회사 브로드리프의 주식 14.3%를, JP모건자산운용은 생명약제회사 펩티드림 지분 5.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들 투자자들의 가세로 상장한 기업의 주가 흐름도 좋다. 블룸버그는 올해 상장한 기업의 약 80%가 상장가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다면서 에너지 정보 제공업체 에네레스코는 상장이후 주가가 약 다섯 배로 올랐고 N필드는 약 7배 상승한 1만360엔까지 올랐다.미쓰비시 UFJ자산운용의 우치다 고지는 “현재의 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IPO붐은 힘을 당분간 힘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올해 상장한 다수의 기업들이 사업내용이 흥미롭고 성장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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