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1000만원짜리 카지노칩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강남 코엑스에 위치한 외국인전용카지노 세븐럭.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입구로 들어서자 삼삼오오 모여 왁자지껄하게 게임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띈다. 이들 앞에 쌓여있는 게임 칩 가격은 대부분 개당 1만~10만원짜리다. 칩이 1000원짜리부터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 일반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칩 중에서도 고액에 속한다. 손이 큰 중국인 고객비중이 늘면서 고액 칩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세븐럭카지노 관계자는 "하루 수억원씩 베팅하는 VIP고객들은 10만원, 100만원짜리 칩도 번거로워한다"고 말했다.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운영하는 세븐럭은 최근 1000만원짜리 카지노칩을 발행했다. 게임 금액이 큰 중국인을 겨냥한 것으로 발행물량은 3000개, 300억원 규모다. 중국인이 금색과 빨간색을 좋아하는 것을 감안해 붉은 바탕에 황금색 원형디자인을 넣어 제작했다. 이 칩을 사용하는 고객의 90% 이상이 중국인이라는 게 카지노 측 설명이다.1000만원짜리 카지노칩은 국내 업계에서도 처음이다. 그동안 카지노칩은 1000원ㆍ5000원ㆍ1만원ㆍ10만원ㆍ100만원ㆍ500만원 등 총 6종류뿐이었다. 이 중 가장 많이 쓰는 칩은 1만원ㆍ10만원ㆍ100만원짜리다. 그러나 점차 고액베팅을 즐기는 중국인 고객이 늘자 1000만원짜리 칩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이는 카지노업계 내 주고객이 일본인에서 중국인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세븐럭 카지노가 최근 2년간의 게임 고객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 기준 일본인 고객은 4만8000명이었던 것에 반해 중국인은 2만9000여명으로 일본인이 1.5배 앞서 있었다. 이후 7월까지도 일본인은 5만7000~5만9000명, 중국인 2만5000~3만명 수준이었다. 일본인 고객 수의 절반이었던 중국인 고객 수는 올 초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일본인 고객은 4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14%가량 감소한 반면 중국인은 3만6000명으로 24%가량 늘었다.특히 4월부터는 일본인과 중국인 입장객 차이가 월평균 3000명으로 좁혀져 지난 7월 처음으로 중국인 입장객 수가 일본인을 넘어섰다. 일본인은 4만2000명이었던 반면 중국인은 4만7000명에 달했던 것. 현재 일본인 고객은 월평균 4만9000명 수준이고 중국인은 5만명에 이른다.게다가 소액베팅을 즐기는 일본인보다 중국인들의 게임액이 훨씬 크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중국인에 대한 맞춤서비스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세븐럭카지노 관계자는 "VIP룸에서 1억원 이상의 게임을 즐기는 외국인 고객은 열에 아홉이 중국인"이라며 "하루에 10억원씩 쓰고 가는 중국인 고객도 있어 1000만원짜리 칩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