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째 국내 펀드 환매랠리 속 전문가의 투자조언
차익실현 끝나면 자금 재유입… 경기방어주보다 경기민감섹터 유리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일시 뚫으며 개미들의 투자전략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최장기간 '바이코리아'를 외치는 동안 국내 펀드는 35일째 환매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익실현을 위해 추가적인 환매는 일겠지만 규모는 지금보다 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와 글로벌 경기 개선 정도를 확인하면서 투자 타이밍을 점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28일부터 시작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유출은 35거래일 동안 이어져 연일 역대 최장 순유출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누적 순유출 규모는 총 5조2877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의 최장 연속 순유출 기록은 2010년 9월2일부터 10월12일까지 26거래일이었다. 외국인의 대량 매수로 2050선을 오가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묵혀 둔 펀드에서의 차익실현은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동준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상무는 "지수대가 2000~2100선에서 대기했거나 물려있었던 펀드들이 환매되고 있다"며 "앞으로 환매 상승추세는 더디게 가겠지만 지수가 올라갈수록 추가 환매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거치식 자금은 이미 상당부분 환매된 것으로 보이고 주가가 추가 상승할 때마다 환매가 계속되겠지만 규모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원금을 회복하거나 수익실현을 챙긴 자금들이 결국 대기하다 재유입될 가능성도 일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박스권 장세에서 2000선을 넘었을 때 펀드 환매가 일어났어도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이어질수록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운용사들은 펀드판매사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 등을 통해 이 같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2년 넘게 갇혀 있던 박스권을 돌파하면서 강세장으로 진입할 때일수록 투자 위험은 줄이고 안정적으로 적정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뚜렷한 가운데 이머징 지역도 지역별로 바닥을 탈피하고 있다"면서 "국내는 수출 개선과 상반기 중 경기부양 정책 집행으로 내수 회복 시그널도 점차 증가하고 있어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경기 회복 초기 국면에 대형주를 선호하는 외국인의 수급이 호조를 띄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방어보다는 경기민감섹터가 유리하고,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덧붙였다. 송 본부장은 "내년 이후 시점까지 고려한다면 외국인들에 의한 유동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형성장주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상반기 '가치(밸류)'가 주요 키워드였다면 하반기에는 '선진국 회복' '성장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송한진 신한BNP파리바운용 리테일본부장은 "선진국 회복세에 힘이어 이머징 마켓은 본격적인 국가별 차별화가 이어지면서 가장 먼저 선진국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면서도 "국내 펀드 시장의 경우 연말이라는 시기적 특수성으로 적립식과 연금펀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동준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되면서 주요 가치주 펀드가 우량 대형주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연말까지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적절히 분배된 가치주 펀드에 대한 선별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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