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사탕 다리미 휴대폰가방이 학습준비물?

유은혜 의원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민주당)이 전국 15개 시도 216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올해 3~4월 학습준비물 구매 내역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총 20억3500여만원의 구매금액 가운데 학습교재(34%)나 학용품(22%) 외에도 사무용품(25%), 생활용품(5%), 게임용품(4%), 먹을 거리(1%), 음악 및 체육용품(6%) 등 학습준비물로 보기 어려운 물품이 상당 비중 구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학습준비물 구매 금액 중에서 학습교재를 구매하는 데에는 총 6억9300여만원의 예산이 쓰였으며, 사무용품을 구매하는 데에도 5억1800여만원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활용품을 구매하는데 1억800여만원, 먹을거리에도 1270여만원이 소요됐다.학습준비물로 보기 힘든 구매물품은 일반적인 사무용품(복사용지, 메모지, 형광펜, 서류화일, 투명홀더, 수첩, 스테플러 등) 외에도 각양 각색의 물품이 포함돼 있었다. 강원도 원주시 A초등학교에서는 3만 7000원짜리 핸드폰 보관가방을 1개 구매했으며, 울산광역시 B초등학교에서는 전기 다리미 1대를 1만 4000원에 구매했다. 경기도 이천시 C초등학교에서는 스카프셋트를 4만 5000원을 들여 구매한 것으로 보고했으며, 경북 상주시 D초등학교에서는 1만 8000원짜리 벽시계를 학습준비물 예산으로 구매했다. 광주광역시 E초등학교에서는 전화기 1대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광주 F초등학교에서는 5만원짜리 전기무선주전자 1대를 학습준비물 예산으로 구매했다. 그밖에도 외장하드, 후라이팬, 다리미, 초콜렛 및 사탕, USB, 독서대, 발코니매트, 탈수기, 대형청소기 소모품, 어항 및 물고기 먹이, 레이저 포인터, 벽걸이 거울 등 학습준비물로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물품을 1개 또는 소수의 수량으로 구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가 유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학생준비물 예산은 2010년에는 전국적으로 약 747억원이 쓰였으며, 2011년에는 970억원, 2012년에는 약 886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을 받은 곳은 서울, 대구, 경북, 충남 4곳에 불과했으며, 교육청 차원의 목적사업비 형식으로 학교에 지원되어 사용된 곳은 서울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6개 시도는 학교기본운영비 내에서 편성해 사용하고 있었다. 유은혜 의원은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기본운영비도 부족한데 교육청에서는 그 안에서 학생 1인당 일정 금액을 학습준비물 예산으로 편성하도록 지침을 내리다보니 사무용품이나 생활용품 등을 구입하고 학습준비물 구매 예산에 포함시키는 것"이라면서 "충분한 학습교재가 사용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서울과 마찬가지로 목적사업비로 지원해주고 다른 용도로는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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