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中企 대출 해마다 줄어

기업 자금수요 감소 우려..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늘어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중소기업 한 곳 당 은행 대출 규모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고객 한 명 당 은행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이 기간 동안 오히려 증가세를 보여 은행 자금이 경제발전 기여도가 낮은 쪽으로 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이 김영주 의원실(민주당ㆍ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ㆍ신한은행 등 18개 시중은행(지방 및 특수은행 포함)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2008년 422조3000억원에서 지난 6월말에는 459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233조4000억원에서 318조7000억원으로 늘었다.하지만 잔액을 차주수로 나누면 사정은 달라진다. 중소기업 한군데가 받은 대출잔액은 2008년 3억3542만원에서 2010년 2억8156만원, 올 상반기에는 2억7604만원까지 줄었다. 중소기업 차주수는 6월말 현재 166만5000여 개다.이 기간 동안 차주 한명당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562만원에서 8037만원, 올 들어서는 8485만원까지 증가했다.금융권에서는 기업과 가계대출의 엇갈린 추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개별 기업의 대출규모가 줄어든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의 근간인 기업의 자금 수요가 줄어든 만큼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6월 '기업의 간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은행 등 기업의 간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 감소는 경기부진에 따른 자금공급 감소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은행의 신용공여 축소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남창우 KDI 부연구위원은 "은행으로부터의 자금조달 규모 감소는 중소기업의 유동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주택담보대출로 자금이 쏠리는 것 역시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불안하다. 특히 최근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하는 등 부실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1인당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부실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이들 차주의 10%는 생계형 자금으로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을 담보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얘기다.금감원은 이에 대해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소액대출이 많은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 업체당 대출액이 적은 반면 주담대는 전국 평균 주택가격이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대출 여력도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이다.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자영업자 비중은 2010년 71%에서 올 상반기 73%로 증가한데다 규모가 큰 중소기업은 은행자금 보다 회사채 등 직접금융시장을 이용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밝혔다.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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