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진 현대기아차…美서 4년여만에 두자릿수 감소세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월간 미국시장 판매량이 4년여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미국 자동차 시장이 잠시 주춤한 가운데 국내 노조의 파업 및 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차질, 재고 부족 등이 겹쳐 9월 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다. 특히 기아차의 감소폭이 두드러지며 현대기아차의 1~9월 누적 판매량도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했다.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9월 한 달간 전년 동월 대비 13.9% 감소한 9만3105대를 판매했다. 미국시장에서 월 10만대선이 붕괴된 것은 올해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감소폭을 웃도는 업체는 미쓰비시(-16.7%), 볼보(-15.9%)에 불과했다. 현대기아차의 월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2009년 8월(-15%) 이후 처음이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신차 수요는 21% 감소했다.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전년 대비 8.2% 감소한 5만5102대, 기아차가 21.0% 줄어든 3만8003대를 기록했다. 특히 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완성차 브랜드들을 통틀어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현대기아차의 9월 시장점유율은 8.2%로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떨어지고 전월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4.8%, 기아차가 3.3%를 기록했다.기아차 관계자는 "8월에 생산차질을 빚었던 영향이 가장 크게 미쳤다"며 "기아차의 판매량이 현대차보다 더 떨어진 이유는 아무래도 국내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달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은 전년 대비 각각 26.5%, 21.1% 감소했다. 노조의 파업과 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차질의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주요시장인 미국에서 평균재고일수 역시 9월 기준 48일로 업계 평균(54일)을 밑돌았다. 같은 기간 GM은 64일, 폴크스바겐 50일, 포드 68일 등이다.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미국 신차 판매량이 지난달 주춤한 영향도 컸다. 9월 미국 신차 판매량은 113만72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GM, 도요타, 폴크스바겐도 각각 11.0%, 4.3%, 6.4%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BMW와 다임러는 각 8.3%, 5.7% 신장했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아차 쏘울이 이달부터 현지에 본격 판매되는 등 주력 차종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판매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현대기아차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96만4601대로 집계됐다. 지난 3~7월 마이너스 신장을 기록해온 현대기아차의 누적판매는 8월 0.6% 증가로 반등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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