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사랑] ③ 김조광수 감독 '우리 커플, 남보다 잘 살수 있는 비결은'

[마이너리티 리포트] 1. 금지된 사랑 - 동성결혼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얼마 전 동성 파트너와 공개 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 감독은 지난 26일 출판사 '작은책'이 서울시 서교동에서 개최한 '영화로 본 성소수자'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자신의 결혼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날 김조 감독은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의 결혼식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는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꿈을 꿨다가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단념했던 경험을 전했다. 그러다 해외에서 동성결혼을 하는 모습을 보고 또다시 희망을 가졌지만, 한국에서 동성간의 공개 결혼식을 올리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교제하던 사람들에게 큰 길가나 광장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 대부분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해해주지 못했다. 그런데 이 친구는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함께 길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짝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주의자)들의 공격이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하진 않을까. 그는 "외부적인 여건 때문에 우리의 결속력은 더 단단해진다. 원래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 않느냐. 이성애자 부부보다 더 길게 잘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둘의 사랑을 반대하는 사람들이나 방해 요인이 많을수록 오히려 애정이 깊어진다는 일명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다. 이들의 상반된 성격도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면서 결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조 감독은 "난 스스로 철이 없다고 느낄 만큼 즉흥적으로 결정하고 욕망에 충실한 성격이다. 반면 그 친구는 나이는 어리지만 여러 가지를 따져가며 신중하게 판단하는 성격이라서 내가 놓치는 부분을 알려준다"고 전했다. 혹시 모를 두 사람의 결별을 염려하는 참석자의 질문에 그는 "우리의 첫 번째는 행복이다. 사랑이 식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들 눈을 의식해 결혼생활을 지속하진 않을 것"이라며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운동적 차원에서 자신을 소모하며 행복한 척 살진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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