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혁 STX조선 사장후보 돌연 사의..왜?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STX조선해양의 신임 대표이사 후보였던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26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박 부사장을 STX조선해양의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했던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일신상의 사유'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전에 충분한 논의 없이 대표이사를 추천한 것이 독이 됐다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박 후보 본인이 어제 산은에 사퇴 의사를 직접 밝혔다"며 "우리도 난감하고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산은 등 채권단은 이달 초 강덕수 STX그룹 회장에게 STX조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사임을 요청하고, 박 후보를 STX조선의 새 대표이사로 추천했다. STX는 회사 사정에 어두운 외부인에게 경영을 맡길 수 없다며 반발했지만 결국 강 회장은 사임했고, 27일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박 후보가 신임 사장에 취임할 예정이었다.박 후보는 평소 온화한 성품으로 조직 내에서 '덕장(德將)'으로 꼽히는 인물이었다. 특히 박 후보가 재직한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어 산업은행과 STX조선해양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는 채권단의 기대가 컸다.그렇지만 박 후보가 돌연 사퇴하자, 조선업계에서는 자리에 대한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강덕수 STX그룹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정상화까지의 험난한 길을 헤쳐나가는 한편 이 과정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마지막 순간에 사의 표명으로 분출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한편 산은은 생산 공정의 조기안정화 및 업무공백 최소화를 위해 류정형 STX조선 부사장을 27일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한 후 이사회를 개최해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박 후보를 대신해 STX조선해양호의 선장을 맡게 될 류정형 부사장은 STX조선해양 내부 인사여서 조직 내 거부감이나 반발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다.그러나 향후 있을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인 산은과 일부 이견을 표출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박 후보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STX조선해양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사장으로 취임하면 입을 작업복에 이름표까지 달고 취임사도 다 준비해뒀는데 갑자기 사퇴 소식을 접하게 돼 충격적"이라며 "짐작도 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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