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시장이 우리의 전망보다 매우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22일 장중 저점 1838.52를 기점으로 6% 이상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1123원에서 1098원까지 25원이나 빠졌다. 6일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신흥국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싸고 안전한 한국증시의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과 내수경기 호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했다.양적완화 축소 우려 확대와 함께 단기적으로 신흥아시아 증시가 변동성 구간에 노출될 가능성 염두에 두면서도 국내증시의 상대적 강세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글로벌 경기회복을 주장하는 시각도 있으나 우리 생각은 조금 다르다. 미국은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택과 소비심리 지표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유럽은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심리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수입은 줄어들고 소매판매는 다시 감소하고 있다. 중국의 PMI가 강하게 반등했지만 선진국 연말 주문이 늘어나는 3분기의 계절성이 마무리되면 모멘텀은 약화될 수 있다.일단 시각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부동산 정책과 내수'다. 당초 우리는 코스피가 당분간 하단 1800, 상단 1950 정도의 좁은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봤으나 최근엔 하단이 좀 높아졌다고 느낀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 때문이다. 취득세 영구인하, 수익·손익공유형 모기지, 생애최초주택 구입자 금리 혜택 등으로 주택매매는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그러나 선진국 경기의 본격 회복은 아직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라 당장의 추가 업사이드는 제한적이라 본다. 미국은 9월 채권매입 축소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져 2년물 국채 금리가 0.5%, 10년물 국채금리가 2.95%까지 상승했다.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택 구매와 리파이낸싱 감소, 차입환경 악화, 소비심리 둔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최근 미국 S&P500 주택업종 지수가 급락 후 전혀 반등하지 못한 것은 의미가 크다. 유럽도 PMI 등 센티멘트 지표는 좋아지고 있으나 수입, 소매판매, 대출 증가율 등의 지표는 여전히 부진하다. 유럽 회복 기대감에 많이 오른 조선, 화학 등의 업종은 점차 은행/내수로 바통을 넘겨 줄 것이다.밸류에이션을 보면 비싸지도 않지만, 싸다고 하기도 애매모호하다. 전일 종가기준으로 코스피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9.6배 수준인데 3분기와 4분기에 주당순이익(EPS) 하향 조정 과정이 좀 더 진행되면 실제 PER은 조금 더 높을 수도 있다.올해 남은 기간 좀 더 싸게 살 기회가 있다고 본다. 6월 급락 이전 레벨인 2000선을 회복하기엔 아직 동력이 모자라다고 느낀다. 다행인 것은 모자란 해외 모멘텀을 국내 모멘템이 메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포트폴리오는 기대감이 덜 반영됐고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내수가 안전마진을 확보한 섹터라 판단한다.◆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지난 주 신흥아시아 증시 약진의 원인은 첫째, 신흥 아시아권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 비해 PER 기준 24%,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22% 할인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평가돼 있는 가격 영역에 들어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둘째, 7월 이후 이어진 소규모 경기 부양책들의 영향으로 중국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데다 유로존과 중국의 PMI가 양호한 수준으로 발표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었다는 점도 영향이 있었다.마지막으로 시리아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신흥 아시아권 증시가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미국의 양적완화와 관련된 우려가 단기적으로나마 경감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점이다.최근 몇 달간 고용지표의 개선이 양적완화 축소 우려의 확대로 직결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에 주의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동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던 미국의 국채 금리가 주 중반부터 재차 상승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용지표 발표 이후 양적완화 축소 우려 확대와 함께 단기적으로 신흥아시아 증시가 변동성 구간에 노출될 가능성 염두에 둬야한다. 그러나 한국 증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강한 펀더멘털에 대한 반영이 이뤄지면서 리스크에 대한 반응 역시 국가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는 구간이다. 양호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외국인들의 차별화된 시각이 형성되고 있고, 리스크에 대한 내성까지 생기고 있는 국내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하반기 경기 민감주를 보는 우호적 시각에는 변함이 없다. 문제는 민감주 내에서의 선택이다. 이와 관련해 9월에는 지역별 경기 강도에 따른 업종 선택을 고민했다. 하반기 경기 개선 강도는 미국, 유럽 조합이 신흥국보다 강할 것으로 본다. '유럽 경기개선,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 경기 개선'과 같은 선순환을 고려하면 경기 민감주의 전반적인 투자 매력은 높다. 다만 9월만 놓고 보면 미국 및 유럽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들에 우호적인 환경이다.유럽 경기를 바라보는 콘셉트는 '턴어라운드'다. PMI와 같은 심리지표와 4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실물지표가 공히 2년 만에 기준(각각 50과 0%)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센티멘탈과 펀더멘털 모두 유럽 경기와 직결된 조선이 우선적 고려대상이다. 또한 유럽 경기와 함께 2년 만에 자동차 판매가 증가 반전했다는 점을 고려해 관련 업종도 주목할 만하다.특히 자동차 업종은 완성차에서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타이어와 유럽 비중이 높은 부품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미국 경기는 소비 경기의 '높은 레벨'에 주목한다. 미국 소비자 심리지수는 고점 부근에서 추가 상승이 제한되지만 최근 몇 년의 하반기와 비교하면 레벨이 월등히 높다. 4분기 전체 소매판매는 1월 대비 23.2% 높다. 특히 IT 소매판매는 31.5% 높다. IT 세트업체 입장에서는 연말 성수기를 앞둔 재고재축적 수요가 활발한 3분기가 성수기다. 반도체 중심의 IT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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