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지분 전량 매각·우리사주조합도 주식 인출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한때 벤처성공 신화를 대표하던 미래산업이 테마주 바람을 탄 끝에 주인 없는 회사가 됐다. 지난해 창업주가 고점에서 지분을 전량 매각한 데 이어 우리사주조합마저 주식을 인출하면서 최대주주가 사라진 상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산업 우리사주조합은 지난달 30일 보호예수기간이 만료되면서 주식을 인출했다. 우리사주조합은 미래산업 지분 1.98%(596만4019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미래산업의 주요주주는 우리사주조합이 유일했다. 나머지는 모두 소액주주들이었다. 이러다 보니 새 최대주주가 될 2대 주주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주주명부를 폐쇄한 후 최대주주가 확인되더라도 새로운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황상 새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기껏해야 1% 남짓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인 없는 회사 처지가 됐지만, 미래산업은 2000년 벤처열풍 당시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였다. 창업주인 정문술 회장은 당시 젊은 벤처인들의 '대부' 격이었다. 안랩(당시 안철수연구소) 창업주인 안철수 의원조차 지면 대담을 통해 존경을 표할 정도였다. 하지만 창업주인 정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경영환경도 바뀌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0년 1359억원 하던 매출이 2012년 337억원까지 떨어졌다. 이 사이 2000년 2월 7700원(권리락 감안)을 넘던 주가는 2011년 200원대까지 밀렸다. 2012년 들어서도 200~300원대를 오가던 주가가 요동을 친 것은 증시에 안철수 바람이 불면서다. 10여년 전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정 회장을 존경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알려지면서 작년 3월 200원대 중반이던 주가는 이상 급등을 시작했다. 한 달 만에 세 배가량 오른 후 조정을 받더니 7월부터 재급등하면서 9월13일에는 2200원대까지 올랐다. 단기간 10배나 주가가 폭등하자 최대주주였던 정문술 회장은 10.19%(2435만6597주)나 되는 지분을 한꺼번에 처분하며 400억원 이상을 손에 쥐었다. 회사 경영에서는 물러났지만 최대주주였고 주가의 모멘텀을 제공했던 정 회장이 주식을 대거 판 것이 알려지면서 2200원대 주가는 불과 2주 만에 500원대로 뚝 떨어졌다.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던 정 회장의 뒤를 이어 우리사주조합이 채 2%도 되지 않는 지분율로 최대주주 역할을 했지만 이젠 이마저도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도 안철수 바람이 불면 미래산업 주가는 여전히 출렁거린다. 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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