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쌍용차 부활 일등공신 뉴코란도C 생산 현장 가보니
쌍용차 직원들이 평택공장 조립1라인에서 뉴 코란도C를 만들고 있다.
[평택(경기)=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지난 24일 토요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1공장. 찌는 무더위에 늘어질 법도 한 주말 오후건만 뉴 코란도C를 만드는 작업자들의 손길은 쉴 새가 없다. 공장 내부 벽면은 눈길을 돌리는 곳마다 문구로 가득하다. '코란도의 부활은 내손에서 시작한다', '무결점 코란도로 대박 내어 회생하자'. 박태환 쌍용차 조립1팀 부장은 "무결점 코란도를 통해 회사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임직원들의 의지"라며 "지난 5월부터 여름휴가 한 주를 제외하고 토요일에 단 한 차례도 잔업(특근)을 쉰 적이 없다"고 말했다.쌍용차가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만년 적자였던 분기 실적은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내수 판매량은 당초 목표의 10%를 훌쩍 넘어섰다. 2008년 대주주였던 중국 상하이자동차 철수 이후 대량감원과 장기파업 등 노사충돌이 끊이지 않았던 쌍용차는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무분규로 임금단체협상을 타결, 파업에 멍든 타 업체들과도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날 뉴코란도C를 생산하는 쌍용차 조립 1라인에는 근무자 약 250명 중 210명이 평일과 다름없이 출근했다. 체어맨과 코란도 투리스모를 만드는 2라인 또한 특근을 실시했다. 직원들은 부족한 내부 판매분을 생산하기 위해 주말은 물론, 광복절 등 공휴일까지 모두 반납한 상태다. 여름휴가가 있는 7월은 통상 잔업시간이 다른 달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올해만은 예외다. 지난달 1라인은 전년 동월(790분)의 세 배에 육박하는 2210분을 추가로 근무했다. 잔업 자체가 없었던 2라인은 올 들어 잔업이 재개됐다. 쌍용차 한 직원은 "지난 4~5년간 회사에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직원들이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쁨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이 같은 변화는 쌍용차 노사관계와 궤를 함께 한다. 회사 정상화라는 하나된 목표 아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사의 상생 노력이 생산라인을 움직이게 한 것이다. 투쟁 일변도의 경직된 문화를 버리고 회사와 고용을 우선순위에 놓은 노조의 변화가 가장 컸다.이에 3년 전 연간 판매 3만5000대에 불과하던 쌍용차는 지난해 12만717대를 판매했다. 올해는 2002년(16만대) 이후 11년 만에 최대 수준인 15만대 안팎을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 직원들이 평택공장 조립1라인에서 뉴 코란도C를 만들고 있다.
쌍용차 노조의 변화는 1987년 노조 설립이후 네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생산라인을 멈추고 있는 현대차 노조와 대조적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 중 연봉이 가장 높은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성과급 등을 요구하며 지난 24일 주말 특근을 거부한데 이어 26일에도 조별 4시간, 하루 8시간의 부분파업을 실시한다. 올 들어 현대차 노조의 파업 및 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차질 손실 규모는 이미 역대 최대인 2조원을 넘어섰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 20일, 21일, 23일 등 세 차례 부분파업을 단행했고, 잔업과 특근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사측은 1만5625대를 만들지 못해 3203억원의 생산 차질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또 노조는 올 상반기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과 관련, 3~5월 총 12주에 걸쳐 주말 특근을 거부했다. 이 기간에도 8만3000대, 1조7000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노동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노사 화합을 통해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은 자동차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투쟁 일변도의 현대차 노조는 성장의 저해 요인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노조 설립 후 현대차의 누적 생산차질 금액은 13조373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평택(경기)=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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