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5일 남북간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와 관련,"남북한 이산가족들의 고통부터 덜어드렸으면 하며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공식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 축사에서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한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으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과 어려움도 함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올해로 남북이 분단된지 68년이 됐다"며 "이제는 남북한간 불신과대결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며 "앞으로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한의 공동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언급은 남북이 전날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함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에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10일 제2차 실무회담이 열리는 와중에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 개최를 제안해왔다. 남측이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이유로 적십자 실무접촉만 수용하자 북측은 두 회담 모두 보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북한이 보류해 놓은 이 두 회담이 이번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로 개최될 환경을 갖췄다는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합의와 같은 남북관계의 경험을 신뢰의 출발자산으로 삼는다면 금강산 재개를 위한 협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그 과정에서 이산가족 상봉, 대북 인도적 지원 등 인도적인 요소들이 남북관계의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이달 19일부터 30일까지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지난 10일 북측에 통보했음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도 남북관계의 진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과거 북한은 한미 연합사가 군사연습을 통보하면 군부나 외무성, 대남기구 등을통해 비난하고 위협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이번에는 나흘이 지났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북측이 이번 개성공단 실무회담뿐 아니라 남북관계 전반을 염두에 두고 '관리모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3일 금강산에서 열린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추모식에 참석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구두 친서를 전달할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된다. 하지만 금강산 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핵 문제와 5ㆍ24조치 등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해결을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선의로 이산가족 상봉 재개라든지 아니면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만드는 협의를 시작한다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서로 선의나 호의 보여주는 낮은 수준의 협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이렇게 남북 양측이 낮은 급의 회담을 여러 분야에서 하면서 점차 장관급 회담 등 고위급 회담으로 격을 높여 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번 남북 당국회담이 수석대표의 '격' 문제 때문에 결렬됐지만 이번 회담 타결을 바탕으로 앞으로 신뢰를 쌓아가면 남북관계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회담을 개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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