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소녀의 팔찌' 바람 일으킨 高大生들

'블루밍 프로젝트' 참가 재학생들, '희움' 브랜드 자립 지원..위안부 할머니 압화 제품 제작

오른쪽부터 김만희(고려대 국어국문학과 24), 이정희(영어영문학과 22), 윤지현(경제학과 23), 이현지 (경제학과 23). 고려대 '블루밍 프로젝트' 팀이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린 압화로 만든 가방을 들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최근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멤버 양요섭이 방송에서 차고 나온 팔찌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Blooming their hopes with you(그들의 희망을 당신과 함께 꽃피움)'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는 이 보라색 모양의 팔찌가 일명 '위안부 팔찌'라는 게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팔찌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판매 사이트의 서버가 다운되기까지 했다. '위안부 팔찌' 판매에 주도적으로 나선 이들은 '블루밍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고려대 재학생들이다. 2011년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해 현재는 2~3학년을 중심으로 재학생 7명이 활동하고 있다. 사회공헌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인액터스(Enactus)'에 소속돼있는 이들은 평소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관심이 많아 이들을 위한 활동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의 팀장인 김만희 씨(고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24)는 "할머니들의 못다 핀 희망을 꽃피우자는 뜻에서 프로젝트 이름을 '블루밍'이라고 지었다"며 "고등학교 학생들을 데리고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뵙는 활동도 하고 있지만 현재 입원해있거나 몸이 편찮으신 분들이 많아 안타까웠다. 또 위안부에 대해 잘 몰랐던 학생들이 이를 계기로 알게 됐다고 말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들이 수익사업으로 팔찌 제작에 나선 것은 지난해 삼일절을 기해서다.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라는 시민단체와 협력해 '희움'이라는 브랜드도 만들었다. "'희움'이라는 말은 '희망을 꽃피움'의 말을 줄인 것이고, 우리들이 직접 디자인한 '의식팔찌'를 제작해 판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 '알음알음' 알려졌는데, 최근에 아이돌 가수의 착용으로 판매가 크게 늘었다. 팔찌판매에서 나오는 수익금도 모두 시민단체에 전달된다."처음에는 직접 제작한 팔찌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티셔츠, 가방 등으로 제품 범위를 넓혔다. 또 올해 삼일절부터는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압화가방, 압화 편지지 등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압화제품은 실제 꽃을 종이에 대고 눌러서 말린 그림인 압화를 응용해서 만든 제품이다. 실제로 위안부 할머니들 중에서는 '압화'를 통해 심리치료를 받은 분들이 꽤 된다. 올해 광복절에도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는데, 홍대 텅스텐 홀에서는 뮤지션들과 작가들이 참여하는 복합 문화 공연이 열리고, 뚝섬 유원지 수변무대에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핸드프린팅, 압화소품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김만희 씨는 "할머니들에 대해서 잘 몰랐던 친구들과 함께 직접 찾아뵙고 이런저런 얘기를 듣게 되면서 할머니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 가슴이 찡한 순간들도 있었다. '블루밍 프로젝트'는 우선적으로 '희움' 브랜드가 독자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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