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미국 영사관과 유엔 사무실 등을 공격하면서 사망자가 최소 23명으로 늘어났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파키스탄 북부 길기트 발티스탄주 스카르두에서 친이란 무슬림 시위대 수천 명이 유엔개발계획(UNDP) 등 유엔 사무실을 습격해 불을 지른 가운데 11명이 숨졌다고 파키스탄 정부·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전했다.
현지 당국 대변인 샤비르 미르는 "많은 시위대가 유엔 사무실 밖에 모여 건물을 불태웠다"며 "시위대가 지역 곳곳에서 경찰과 여러 차례 충돌하고 경찰서에 방화했다"고 밝혔다. 이후 당국이 군 병력을 배치해 상황을 통제했으며 유엔 사무실 직원들은 모두 안전한 상태다. 길기트 발티스탄주는 파키스탄에서 이란과 같은 시아파가 인구 다수를 차지하는 유일한 지역이다.
전날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남부 신드주 카라치에서도 현지 주재 미국 영사관 난입을 시도한 시위대 중 10명이 총격으로 숨진 사실이 전해졌다. 현지 당국 대변인 수크데브 아사르다스 헴나니는 영사관 보안 요원들이 외부 보안 경계선을 뚫고 들어온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도 분노한 시위대 수천 명이 주파키스탄 미국대사관으로 행진하려다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과 실탄을 맞고 2명이 숨지고 10명 가까이 다쳤다. 미 대사관이 있는 외교 공관 지역 외곽에서 충돌이 빚어지자 경찰은 이 지역으로 향하는 모든 도로를 차단하고 추가 병력을 배치했다.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페샤와르에서도 미국 영사관으로 행진하는 수천 명의 시위대를 경찰이 최루탄과 곤봉을 사용해 해산시켰다. 동부 펀자브주 주도 라호르의 미국 영사관 근처에서도 시위대가 집회를 열고 경찰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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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정부는 추가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이슬라마바드 미 대사관과 전국의 미 영사관 주변의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모흐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하메네이의 순교에 따라 모든 파키스탄 국민은 이란 국민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 있다"면서도 자력구제를 지양하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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