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를 둘러싸고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등 각종 경제 지표 조작 의혹에 이어 사회통계도 부풀려졌다고 최근 지적했다.중국의 인터넷 이용 인구도 과장됐다고 의혹을 제기한 저널에 따르면 중국 정부 기관인 중국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CNNIC)가 발표한 지난달 현지 인터넷 이용자 수는 1년 전보다 4.7% 증가한 5억9100만명이다. 중국 인구가 13억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인구의 약 절반이 인터넷 이용자인 셈이다.CNNIC는 중국 인터넷 관련 데이터의 원천으로 대다수 기업과 전문가가 CNNIC의 데이터를 활용할 정도로 공신력이 높은 기관이다.저널은 인터넷 이용 인구와 관련해 CNNIC의 정의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CNNIC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 인구는 '지난 6개월 동안 1회 이상 인터넷을 사용한 6세 이상 인구'다. 미 인터넷 인구 수를 측정하는 닐슨의 경우 '지난 한 달 간 인터넷에 접속한 적이 있는 2세 이상 인구'로 정의한다. 인터넷 사용자 수가 CNNIC 방식보다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중국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수도 CNNIC 데이터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킨다. CNNIC에 따르면 중국의 모바일 이용 인구는 지난 6개월 사이 10% 이상 증가한 4억6400만이다. 이 데이터도 중국판 카카오톡 앱 업체인 텐센트(藤迅), 중국 최고 앱스토어 치후(奇虎) 360 같은 인터넷 업체가 이용한다. 중국 최대 온라인 상점 알리바바도 같은 통계를 자사 블로그에 올리는 등 중국 기업은 CNNIC의 통계로 현지 인터넷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중국 이동통신 3사의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3세대(3G)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겨우 3억2500만명이다. CNNIC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 인구보다 1억4000명 정도 적다. 2G 휴대전화 사용자의 인터넷 접속 가능성을 고려해도 인터넷 쇼핑과 비디오 재생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점에서 모바일 인터넷 인구도 과장됐다는 결론이 나온다.중국은 공식 경제 통계가 조작됐다는 의혹에 시달려왔다. '관료는 통계를 만들고 통계는 관료를 승진시킨다(官出數字 數字出官)'는 말이 나돌 정도다. 2001년 미국 피츠버그 대학의 토머스 로스키 교수가 '중국 국내총생산 통계에 무슨 일이 있는가'라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통계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뒤 통계 조작 논란은 계속 이어졌다.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랴오닝성(遼寧省) 당서기로 일하던 2007년 미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국내총생산이 조작돼 신뢰할 수 없다"고 발언한 일화도 유명하다. 당시 리 당서기는 "전력 사용량, 철도 화물 운송량, 은행 대출에 대해 살펴보는 게 경제성장 속도를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에 '커창 지수'라는 새로운 경제지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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