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사장 '7월 중 밀양 공사 재개 안 한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17일 "이달 중으로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가 주장하는 공론화기구 설치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조 사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그레이 스완' 시대의 돌파구, 에너지 산업을 주제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초청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력 분야는 갈등의 덩어리"라며 최근 밀양 송전탑 사태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나타냈다.조 사장은 "수많은 이해관계가 엉켜 있는 곳이 바로 전력 산업"이라며 "'뜨거운 감자'가 된 밀양 뿐 아니라 지역적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한전 사장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강연 내내 '밀양'과 관련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한 조 사장은 이후 질문이 쏟아지자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 밀양 공사 재개 시점을 재차 묻자 "7월에는 장마철이라 바로 공사 재개할 생각은 안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조 사장의 발언은 8월 중에는 공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반대대책위가 국무총리실에 '사회적 공론화기구'를 구성하자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전문가협의체 이후 또 공론화기구를 만들자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며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을 (양측이) 충분히 논의했고 전문가협의체에서도 검증돼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지만 적절한 시기라든지 범위 등은 좀 더 정부 측과 심도 있는 얘기가 있어야 한다"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말처럼 올 여름철 내에 추가 인상은 없다"고 설명했다.조 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지난해까지는 예상 밖의 극단적 위기를 겪은 '블랙 스완'의 시대였다면 올해부터는 '그레이 스완'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레이 스완 시대는 예측이 가능해 위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충격이 크지는 않지만 상시적인 위험이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주는 경제 상황을 말한다. 그는 "재정위기를 겪은 경제는 8~9년이 걸려야 완전 회복세를 보인다"면서 "세계 경제는 2~3년여 더 있어야 회복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하지만 경제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에너지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조 사장은 "전문기관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발전 비중은 2030년 이후 25~37%로 확대될 것"이라며 "값싸고 효율이 좋은 가스, 신재생,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의 경제적 효과를 설명하면서 조 사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원전을 추가 수출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해외에 나가면 한국의 원전 및 발전 기술력은 엄청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고 언급했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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