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윤 서울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우창윤 서울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사진)은 요즘 일본 여행 준비에 여념이 없다. 우 부회장은 다음 달 5일부터 도쿄에서 후쿠오카까지 2000km를 핸드사이클로 횡단할 계획이다. 우 부회장은 "하루에 100km를 가는 것을 목표로, 넉넉하게 25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우 부회장에게 있어 일본 횡단은 아주 색다른 여행이다. 현지 주민들과 부대끼며 장애인 관련시설도 방문 등도 병행한다. 그래서 도쿄 외 다른 지역에서는 숙소 예약도 일부러 하지 않았다. 동행도 없다. 같이 가기로 했던 동료들이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홀로 핸드사이클에 의지해 일본을 횡단하게 된다. "가깝고도 먼 일본에 대해 현지 사람들을 만나 직접 소통하고 확인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라면 "장애인의 핸드사이클 종주를 통해 사회에 희망을 전파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둘째 목표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다리를 못 쓰게 된 우 부회장은 대학시절 건축 디자인을 전공한 경력을 살려 줄곧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활동을 해오고 있다. '배리어 프리'란 말 그대로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누구나 불편하지 않게 문턱을 없애는 생활환경을 말한다. 지난 해부터는 서울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우 부회장은 이미 핸드사이클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적이 있는 선수출신이기도 하다. 일본 종단 계획은 우 부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희망을 달리다, 아시안 하이웨이'의 일환이다. 한ㆍ중ㆍ일 3개국을 핸드사이클로 달리기 위해 이미 지난 4월에는 동료들과 함께 부산에서 서울까지 4대강 길을 일주일 만에 완주했다. 하지만 "비장애인도 타기 어려운 구간이 많은 4대강 자전거길"에 대해 아쉬운 점도 많다. 우 부회장은 "지도에 나오지 않는 우회도로를 찾느라 고생하기도 하고, 자전거도로가 중간에 끊겨 30분을 헤맨 적도 있다. 편의시설 간의 간격이 너무 멀어서 30~50km를 가는 동안 화장실, 식수대 등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 구간도 있었다"고 토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두대간의 이화령 고개나 팔당대교에서부터 경기 양평군립미술관 일대, 탄금대에서 여주까지의 코스는 강력하게 추천하는 코스다. 우 부회장은 내친김에 올 가을에는 중국 산둥반도를 거쳐 압록강 일대까지 갈 계획이다. 그 때까지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개성이나 평양을 거쳐 중국 땅을 밟고 싶은 마음도 크다. 핸드자전거를 탈 때마다 "'삼페일문'이라고, 세 번 페달을 밟을 때마다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나' 되묻는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자전거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자전거는 장애인, 비장애인,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에게나 평등한 교통수단이다. 내 힘으로 온전하게 움직이다 보니까 자연 앞에서 겸손해질 수도 있고 내 한계를 확실히 알게 되기도 한다. 힘든 사람들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도 커져 '녹색 인간성'을 회복할 수도 있다."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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