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업계 '1위싸움' 여전히 현재진행형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보일러 1ㆍ2위 업체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사이의 '1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승부가 갈린 사안에 대해 의미 없는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며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경동나비엔을 '표시ㆍ광고 위반'으로 재신고 접수했으며 하반기 중 공정위 심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경동나비엔이 TV광고에 사용하고 있는 '국가대표' '수출 1위'라는 표현이 왜곡됐다는 이유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검토 단계"라며 "결과가 나오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지난 1월 공정위가 경동나비엔의 이같은 표현을 "사실과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공정위 측은 "국가대표는 객관적인 사실에서 유추한 광고적인 표현"이라며 "국가대표라는 문구는 수출실적이나 상품 우수성, 수상 경력, 시장점유율 1위 등을 강조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귀뚜라미의 민원으로 경동나비엔의 TV 광고를 다시 심사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사실 보강이 필요하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국가대표' 표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보일러 판매 대수를 공식 집계하는 기관이 없어 경동나비엔의 판정승에 대해 공식 기록은 없지만, 업체들 대부분이 자체 집계를 통해 공정위의 판단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단순하게 양사의 제품 매출액을 비교해 봐도 지난 2008년도에는 2016억원 대 2197억원으로 근소하게 귀뚜라미가 앞섰지만, 2009년에는 2333억원을 기록한 경동나비엔이 2025억원을 기록한 귀뚜라미를 앞섰다. 이어 2010년과 2011년에는 경동나비엔이 귀뚜라미를 뚜렷한 차로 제치기 시작했다. 국가 기관 두 곳이 광고 표현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내린데다 경동나비엔이 1위라는 공감대가 업계에 형성되어 있음에도 유독 귀뚜라미만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게 아니라 단순한 '흠집내기' 전략이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보일러 제품의 특성상 성수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12월까지의 매출이 그해 매출과 곧바로 직결되는 만큼, 성수기를 앞두고 문제제기를 통해 광고 마케팅에 차질을 빚게 하려는 의도라는 것.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선도업체인 귀뚜라미가 진흙탕 논쟁을 주도, 소비자들의 보일러에 대한 인식마저 나빠질까 걱정된다"며 "흑색선전에 열을 올리기보다 혁신적 제품 개발로 고객만족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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