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일본 내 금융 전문가가 엔화 가치의 저평가 상황을 지적해 관심을 끈다. 칸노 마사키 JP모건 일본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0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아베노믹스, 과연 성공할 것인가' 세미나에 참석해 "현재 엔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5%, 유로화 대비 25%가 저평가돼있다"면서 "물가를 감안한 실질실효환율을 기준으로 엔화의 적정 환율은 달러화 대비 85엔, 유로화 대비 100엔"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의 돈살포로 달러당 100엔선을 넘어선 현재의 엔화 가치는 정상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칸노 이코노미스트는 아울러 일본이 공격적으로 돈을 풀고 있지만 "향후 2년 내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엔화 가치가 10% 절하돼도 물가는 0.1% 상승하는데 그친다"면서 "물가를 2%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엔화 가치가 150%나 절하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칸노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엔저를 통한 경제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아베노믹스가 급격한 물가 인상 대신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을 유발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국내 수요가 살아나 일본 경제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고령층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칸노 이코노미스트는 하지만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엔저에도 물가가 충분히 올라가지 않으면 다시 물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자산 거품이 꺼지면서 일본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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