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핸드볼대표팀 김태훈 감독[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여자 핸드볼에 버금가는 인기를 되살리겠다."5년여 만에 남자 핸드볼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한 김태훈 감독의 포부다. 다부진 출사표와 달리 어깨에 놓인 짐은 가볍지 않다. 아시아 맹주의 자존심을 지키고, 추락한 국제무대 위상을 높여야 한다. '우생순 신화'로 감동을 선사한 여자 대표팀 역시 경쟁 상대다. 남자 핸드볼은 1988 서울올림픽 은메달 이후 24년 동안 올림픽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힘과 높이를 앞세운 유럽세에 밀려 국제대회마저 거듭 내리막을 걸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명맥을 유지하는데 만족해야했다. 같은 기간 올림픽에서 선전을 펼친 여자 대표팀과는 상반된 행보였다. 여자 핸드볼은 1984 LA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7차례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효자종목으로 불렸다. 이 가운데 2004년 아테네 대회 결승에서 덴마크와 승부던지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석패한 장면과, 석연찮은 심판판정으로 노르웨이에 결승행 티켓을 내주며 울분을 삼켰던 2008년 대회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도 2차 연장까지 혈투를 벌이며 4위를 기록했다. 아쉬운 결과에도 '우생순'의 감동을 재현한 선수단은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반면 남자 대표팀은 거듭된 부진에 고개를 숙였다. 런던올림픽 본선은 조별리그 5전 전패로 12팀 가운데 11위를 기록했다. 1월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조별예선 5경기를 모두 내주며 24개국 가운데 21위에 머물렀다.
남자 핸드볼대표팀 박중규[사진=정재훈 기자]
위기를 느낀 대한핸드볼협회는 이달 초 김태훈 충남체육회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넘기고 돌파구를 모색했다. 바라보는 목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의 대회 2연패와 국제 경쟁력 강화. 김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한국을 8강에 올려놓은 바 있다. 새 출발을 다짐한 '김태훈 호'는 2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한·일 핸드볼 슈퍼매치에서 일본을 29-24로 꺾고 산뜻한 신고식을 치렀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엄효원(국군체육부대)을 비롯해 정수영, 박중규(이상 웰컴론코로사) 등 주축 멤버들의 고른 활약으로 한 차례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김 감독은 "남자 대표팀이 위기라고 하는데 큰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며 "기량 있는 선수들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잘 다듬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건으로 체력과 수비 조직력을 꼽은 그는 "런던올림픽 대표팀은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힘과 스피드가 뛰어난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체력이 떨어지면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조직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노리는데 훈련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핸드볼 사상 첫 전임 감독에 임명된 임영철 여자 대표팀 감독과 달리 소속팀을 이끌고 핸드볼코리아리그를 병행해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하는 쉽지 않은 상황. 그는 "오랜만에 대표팀을 맡아 설레면서도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라며 "책임감을 가지고 대표팀 코치진과 원활한 역할 분담을 통해 공백을 최소화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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