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혼다의 한국 車부품 수입 반갑다

[아시아경제 ]일본 혼다자동차가 한국산 자동차부품 수입을 위한 전담조직을 한국법인에 신설했다. 개별 상담과 인터넷을 통해 조달해 오다 전담부서와 인력을 배치한 것이다. 여러 종류의 한국산 부품을 보다 많이 본격 수입함은 물론 우량 부품업체를 직접 발굴하겠다는 부품조달 전략의 변화로 해석된다.  세계적인 일본 자동차 메이커가 한국에 상주 인력을 두고 한국산 부품 구입을 늘리겠다니 반가운 일이다. 주로 일본산 부품을 써 온 혼다가 생산공장이 없는 나라에 부품구매 부서를 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우리 자동차부품이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혼다 스스로 한국산 부품 가격이 20~30% 저렴한 데다 품질도 좋다고 인정할 정도다. 일본 내 다른 자동차 기업은 물론 미국ㆍ유럽 자동차 메이커의 한국산 부품 수입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산 자동차부품이 일본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안정적 부품조달을 위해 부품 표준화와 수입지역 다변화를 꾀하면서부터다. 지난해 대일 자동차부품 수출 규모는 7억8100만달러. 전체 대일 수출액이 전년보다 2.1% 줄었는데도 자동차부품 수출은 12.7% 늘었다. 만성적인 무역적자국 일본에서, 그것도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자동차부품 시장에 한국산이 비집고 들어간 것은 대단한 성과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가 갈 길은 멀다. 세계 100대 자동차부품 기업 대열에 낀 국내 업체는 6곳뿐이다. 그나마 타이어업체 둘을 뺀 나머지 넷은 모두 현대자동차 계열사 내지 친족기업이다. 자동차부품 산업도 대기업 관계사의 독과점 상태에 놓여 있다. 현대ㆍ기아차로선 내부거래성 부품조달을 줄이고 중소 부품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그릇된 과거 관행을 시정함으로써 관련 산업의 발전을 돕는 것이 서로 이득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자동차부품 품질은 사람 목숨과 직결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조달 업체를 좀처럼 바꾸지 않는 이유다. 그래서 한번 신뢰를 얻으면 오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로선 이번 기회를 세계시장으로 더욱 뻗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면 가격경쟁력은 더 떨어진다. 일제보다 싸고 품질도 손색이 없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품질이 일제보다 좋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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