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장기 부진에 중국산 低價공습 악재…철강 조선업계 이견 커, 1분기 가격 아직 협상 중[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국내 철강사들이 후판(두께 6㎜ 이상 철판) 가격을 둘러싸고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조선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고객사인 조선업체의 수요가 줄어드는 와중에 값싼 중국산이 치고 들어온 탓이다. 최근 들어선 밑지고 판매하려는 업체가 생길 정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후판제조 철강업체와 조선업체간 1ㆍ4분기 후판가격 협상이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 통상 후판가 협상은 매 분기나 반기마다 각 업체들끼리 맺고 있지만, 2분기인 현재까지도 1분기 가격을 정하지 못했다는 건 양측간 의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걸 뜻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거래중인 국산 후판가격은 t당 70만원에서 80만원 사이로 이는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격이다. 중국이나 동남아지역에서 수입되는 제품은 70만원 미만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국내 한 조선소의 후판구매 입찰에서 일부 철강업체는 60만원대 중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국내 열연강판 가격이 70만원대 전후에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제안이었으나 결국 이 조선소는 이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한 중국산 제품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열연강판이나 후판은 쇳물을 가공한 슬래브라는 같은 원료로 만들지만 조선업체가 쓰는 후판의 경우 선급인증 비용까지 더해 열연제품에 비해 더 높은 게 일반적이다.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소규모 물량에 제한된 계약이라 전체적인 추세로 보긴 힘들지만 후판 제조업체들이 그만큼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걸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국내 후판제조업체와 조선소간 가격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이처럼 가격을 둘러싸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체는 수입산 가격이 낮은데다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 점을 들어 지금보다 더 낮출 여지가 있다고 보는 반면 철강업체는 현 수준도 한계에 달했다는 입장이다.국내 2위 후판제조업체인 동국제강은 지난해 포항공장의 후판공정을 폐쇄해 설비를 해외업체에 매각할 정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조선소 위주로 고가 해양설비 주문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반 상선에 비해 쓰이는 후판의 양은 적은 편이라 실제 후판수요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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