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이 애덤 스콧 보고 배운 프리샷 루틴, 집중력에 큰 도움
서희경이 샷을 하기 전 클럽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프리샷 루틴이 그렇게 중요해?"'필드의 패션모델' 서희경(27)이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 1, 3라운드에서 각각 7언더파와 6언더파씩을 몰아치며 모처럼 우승 경쟁을 펼쳤고, 일단 올 시즌 첫 '톱 10'에 진입했다. 샷이 강해진 까닭을 묻자 "프리샷 루틴(pre-shot routine)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로 타깃 선정과 셋업 등 샷을 하기 전의 일상적인 준비과정이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서희경은 "마스터스에서 애덤 스콧과 앙헬 카브레라의 샷 동작을 보면서 프리샷 루틴을 최소화하는 연습을 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시간을 끌지 않는 간결함이다. 타이거 우즈(미국) 역시 "루틴이 항상 똑같아야 좋은 샷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실제 단 1초도 차이 나지 않는 루틴의 정교함으로도 명성을 높였다. 1986년 마스터스 우승 당시에는 클럽을 꺼내 샷을 할 때까지 매번 13초가 걸렸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리듬과 템포를 지키는 프리샷 루틴은 샷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게임 자체에 대한 집중력까지 높여준다"고 역설한다. "심리적 압박감을 해소하는데 루틴이 좋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실험을 통해서도 입증됐다. 매 샷마다 공이 놓인 자리는 물론 주변 환경 등 상황이 다르지만 샷을 하는 과정은 똑같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아마추어골퍼도 마찬가지다. 방법은 이렇다. 일단 남은 거리와 공이 떨어질 지점의 경사도, 장해물 등과 같은 정보를 수집해 클럽과 샷의 방법을 선택한다. 공 뒤에서 목표 지점을 향해 방향을 잡는다. 선수들은 이 순간 공이 날아가는 궤적을 상상한다. 웨글을 2, 3차례 하거나 빈 스윙을 통해 긴장감을 해소한 뒤 클럽 헤드를 목표방향과 직각이 되도록 정렬한 뒤 어드레스를 취하고 샷을 한다. 이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 욕을 먹는 선수도 있다. 재미교포 케빈 나가 대표적이다. '느림보 골퍼'라는 비난까지 받다가 각고의 노력 끝에 시간을 단축시켰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웨글하는 시간이 보통 선수의 2배 이상이다. TV중계에서 웨글 수를 일일이 세어보니 무려 36차례나 됐다. 10초, 길어도 20초 안에는 끝내야 한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복잡한 생각이 끼어들어 중압감만 더 커진다. 퍼팅 역시 루틴이 있지만 방법은 다르다. 니클라우스는 "준비가 되기 전에는 단 한 번도 퍼팅을 한 적이 없다"며 편안함을 느끼는 어드레스 루틴으로 자신만의 리듬을 찾았다고 했다. '컴퓨터 퍼트' 박인비(25)는 "퍼팅을 할 때는 딴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라며 "잠시라도 잡생각이 들거나 마음이 흔들리면 어드레스를 푼다"고 덧붙였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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