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재계총수 첫 만남, 무슨 얘기 오갔나

[워싱턴=신범수 기자, 서울=고형광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만났다. 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대기업 총수 15명을 포함한 52명의 경제인들과 워싱턴 시내 헤이 애덤스 호텔에서 조찬 간담회를 열었다.◆ 朴대통령 "규제 확실히 풀겠다" = 박 대통령은 이자리에서 "국내외적으로 어려울 때 제가 이렇게 순방하게 돼 어깨 무거웠는데 경제인 여러분이 함께 줘서 마음이 참 든든하다"며 운을 뗀 뒤, "최근 북한 도발로 외국인들이 막연한 불안감 갖고 있는데 이렇게 동행하셔서 한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걸 보여줘 자연스러운 IR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최근 대기업들이 일감몰아주기를 해소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진전된 방향으로 움직여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30대 그룹이 일자리와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밝힌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반겼다.또한 박 대통령은 "국민들과 약속한 대로 공정한 시장경제를 만드는 길에 노력해 주고 투자확대도 차질 없이 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정부도 고용이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확실하게 풀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박 대통령은 아울러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대표 경제인들이시다"며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외국기업인들에게 한국이 매력 있는 투자국이란 것과 중요한 경제파트너라는 점을 적극 홍보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총수들 "투자·일자리 늘리겠다" = 이에 이건희 삼성 회장은 "우리 경제가 지금은 어렵지만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한 방향으로 힘을 합치면 빠른 시일 안에 경제 활력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창조경제는 앞으로 한국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이다. 창조경제는 무엇보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하기에 소프트웨어가 뒷받침 돼야 합니다"고 말했다.또한 이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다 함께 동반성장하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삼성은 창조경제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 투자와 일자리를 최대한 더 늘려서 우리 경제를 튼튼히 하는 데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자동차산업의 창조경제 실현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확대를 더 나아갈 것"이라며 "아울러 중소기업 및 참여업체와 동반성장을 적극 추진해 상생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산업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구본부 LG 회장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함은 물론 투자와 고용에도 차질 없도록 하겠다"며 "LG는 외국 인재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외국기업과 손색없는 연구시설을 갖추는 데 앞장서겠다. 대통령께서도 기업들이 나서서 이공계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 = 박근혜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 간의 조찬을 겸한 워싱턴 첫 회동은 한 시간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조찬장에 들어와 헤드테이블에 착석 후 바로 옆자리에 앉은 정몽구 회장에게 테이블 위 빵을 웃으며 권하기도 했다.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4각 긴 헤드테이블에 18명의 경제계 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 박 대통령 오른쪽으로 이건희 회장, 구본무 회장, 강호갑 신영 회장이, 왼쪽으로는 정몽구 회장, 김창근 SK 회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또 박 대통령 맞은편엔 한덕수 무역협회장이 앉았고, 그 옆으로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희범 경영자총협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자리했다.당초 박 대통령의 모두 발언에 이어 이건희·정몽구·구본무 회장 순으로 9명의 경제계 대표들이 돌아가며 3분씩 발언을 하고 끝내기로 했다. 하지만 발언이 모두 끝나자 박 대통령이 사회를 자청해 "어렵게 모인 자리이니 건의 사항이 있으면 더 얘기하라"고 말해, 즉석에서 3명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표들이 마이크를 잡고, 어려운 점들을 호소하기도 했다.신범수 기자 answer@고형광 기자 kohk0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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