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부동산자금, ‘분양형 숙박시설’에 몰린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분양형 숙박시설이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피스텔 등 기존 수익형 상품 투자는 공급과잉으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분양형 숙박시설은 비즈니스 호텔과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대표적으로 전문관리업체에서 시설을 운영하고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매달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비교적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입주자 관리 등 신경 쓸 일이 없는 게 장점이다. 실별로 구분등기를 해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특히 분양형 숙박시설은 웨딩홀,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을 줄이고 온전히 객실에만 초점을 맞춰 투자 대비 수익률도 높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라마다 동탄 호텔은 인근 삼성전자 기흥·화성 사업장을 찾는 바이어 및 기술자들의 탄탄한 배후수요로 지난 2008년 9월 영업을 시작한 이래 매년 8% 이상의 확정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다. 멀리 내다봐야 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형 숙박시설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호텔 수요는 3만6000여실인데 비해 공급량은 2만8000여실에 그친다. 이같은 추세는 2015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서울 시내의 숙박 점유율이 비수기에도 90% 이상일 정도”라며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은 객실 부족으로 관광호텔이나 모텔까지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해외 관광객 증가로 숙박시설 부족현상이 발생하자 기존에 오피스텔로 분양했던 단지를 레지던스로 바꾸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이달 완공을 앞둔 용산큐브 오피스텔은 지난 2월부터 레지던스로 변경을 꾀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 대우건설이 부산에 공급한 ‘해운대 푸르지오 시티’는 초기 오피스텔로 건축 허가를 받은 후 투자자들의 의견에 따라 레지던스로 용도변경을 했다.최근에는 강남 역세권에 들어서는 강남역 푸르지오 시티가 레지던스로 새단장을 마쳤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강남에는 작년에만 만 건 이상의 오피스텔이 분양됐고 그중 강남역 주변에만 2000여실이 몰려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반면 인근 삼성타운을 찾는 외국계 바이어 및 관광객의 고정적인 수요에 비해 숙박시설은 부족한 상황이어서 레지던스로 상품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분양형 숙박시설은 주택과 달리 세 부담이 적고 투자 금액도 적은 편이어서 임대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적합하다. 또한, 통상 주거 용도로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 않아 양도세가 일반세율(6~38%)로 과세되며 종부세 대상도 아니다.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데다 재산세와 부가가치세도 오피스텔과 기준이 같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부가세 환급도 가능하다.
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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