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ㆍ박민규 기자] 삼성전자가 올 1·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8조779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세계 경제불황과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3% 증가한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26일 실적 공시를 통해 1분기 매출이 52조8681억원으로 16.8% 늘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 역시 41.7% 오른 7조15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스마트폰 판매 호조 덕분이다.1분기는 글로벌 경기 불안이 지속된 데다 계절적 비수기로 수요가 위축돼 휴대폰 등을 포함한 정보기술·모바일(IM)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에서 매출이 감소했다.판매관리비는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12조7100억원을 썼다. 비수기 영향으로 마케팅 비용은 줄어든 반면 연구개발(R&D)비는 3조3300억원으로 증가했다.반도체사업의 경우 메모리는 모바일 제품 수요 호조와 차별화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확보했다. D램의 경우 차별화 제품 판매를 확대했고 낸드플래시는 설루션 제품 강화와 함께 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 절감에 힘썼다. 시스템LSI(대규모 집적회로)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하락했다.디스플레이사업은 대형 액정표시장치(LCD)의 경우 시장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가격이 떨어지면서 실적이 하락했다. 그러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제품 판매 확대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IM부문 중 무선사업은 갤럭시S3의 꾸준한 판매와 갤럭시노트2 등의 판매 호조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늘었다. 네트워크사업은 롱텀에볼루션(LTE)망 공급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PC는 시장 수요 감소로 판매가 줄었다.소비자가전(CE)의 경우 TV와 생활가전제품의 계절적 비수기로 전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 하지만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LED TV 판매 비중이 80% 초반대로 확대됐다. 생활가전은 시장 수요 감소 속에서도 제품 진용을 확대했다.앞으로도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과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감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휴대폰사업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평판 TV 시장도 신제품 출시 등에 따라 치열한 업체 간 경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2분기에는 전분기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하반기에도 성수기 수요 증가 기대로 전년보다 소폭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부품사업은 모바일 시장 수요의 성장으로 시황 회복이 기대된다. 세트사업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독창적사용자 경험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한다. 특히 이달 출시된 갤럭시S4와 갤럭시노트8.0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 유통 채널 대응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TV 시장에서는 시장 주도 업체로서 차별화된 스마트 TV 판매를 추진하고, UHD TV 출시 등 프리미엄 제품 진용을 강화할 예정이다.부품사업은 미래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첨단공정 강화와 차별화된 설루션 확대로 시장의 수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수익성 개선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삼성전자는 전반적으로 투자를 줄이고 현금 보유액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말 기말현금 보유액은 43조56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37조4500억보다 6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25조3900억원, 2분기 23조8000억원, 3분기 30조3400억원, 4분기 37조4500억원의 기말현금을 보유해왔다. 현금 보유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시설투자에는 인색해졌다. 삼성전자는 1분기 총 3조9000억원의 시설 투자비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신규 라인 건설 등에 사용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7조76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이후 시설 투자비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삼성전자가 현금 보유액은 계속 늘리면서 시설 투자비용은 줄이는 까닭은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설보다는 R&D와 선도 기술 기업의 인수합병(M&A)로 투자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투자 여력 확대 이유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트 사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대부분의 투자 비용을 시설에 투자하던 시대를 지나 R&D와 M&A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등 투자 패턴이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보다 적게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투자 비중을 높여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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