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와 '달러당 100엔 유지시 200대 기업 세전 순이익 190조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엔저 덕분에 일본 기업의 이번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순이익이 6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주부터 쏟아질 주요 일본 기업들의 지난 회계연도 4·4분기 실적 결과는 향후 장밋빛 미래의 전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이와 증권은 현재 달러당 100엔 수준인 환율이 유지된다면 이번 회계연도 일본 상위 200대 기업의 세전 순이익이 75% 급증해 16조900억엔(약 1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유럽 부채위기로 인해 5년간 일본 기업들을 옥죄었던 엔고 족쇄가 풀리면서 일본 기업 실적 대박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지난 회계연도 4분기 어닝시즌 결과를 통해 이미 긍정적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주 도요타 자동차와 닛산 자동차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야스카와 전기는 지난 회계연도 4분기 순이익이 91% 급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에 야스카와의 순이익은 19% 감소했다. 급감했던 순이익이 급증으로 돌아선 것은 엔화 덕분이다. 지난해 초 달러당 76엔선까지 하락했던 달러·엔 환율은 현재 달러당 99엔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와 도시히로 야스카와 전기 부사장은 "엔저가 엄청난 순풍을 불러 일으킨 덕분에 영업이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야스키와 전기는 올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투자도 52%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신조 총리가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지난해 11월 총선 이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5% 가량 평가절하됐다. 엔화 약세 덕분에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55% 가량 급등했다. 시가총액 1위 도요타의 주가는 75% 이상, 혼다 자동차 주가는 60% 이상 올랐다. 적자를 면치 못 하고 있는 소니와 파나소닉의 주가도 80% 이상 뛰었다. 도요타 자동차는 내달 8일 지난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CLSA의 크로스토퍼 리처 애널리스트는 "도요타의 지난 회계연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 늘어난 1조1500억엔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계연도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86%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5일 공개될 혼다의 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지난 주말 이토 다카노부 혼다 최고영영자(CEO)는 "현 수준의 환율은 우리 영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익 증가는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일본 재계 대표 단체인 게이단렌 회장인 요네쿠라 히로마사 스미토모 화학 회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개선된 실적은 기업들이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기업들은 더 많이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투자 확대가 이뤄질 것이며 단지 언제 이뤄질 것이냐가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예상에 미치지 못한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등을 통해 확인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스카와 전기 측은 투자를 늘릴 것이면서도 "미국·유럽·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향후 전망은 보수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퍼스트 스테이트 인베스트먼트의 페트르 코쿠렉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화 약세가 마법의 묘약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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