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국인들이 또 다시 지진 악몽에 휩싸였다. 20일 중국 서남부 쓰촨성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0의 강진으로 5년전 8만6000명의 인명을 앗아간 '쓰촨성 대진진'의 악몽이 재연된 탓이다. 토요일을 맞아 늦잠을 즐기거나 아침 식사를 하던 주민들은 지축을 뒤흔드는 진동에 본능적으로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이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인터넷에는 주민들이 찍은 지진 현장 사진 올라오고 있다. 사진을 보면 진원지인 루산현에서는 많은 낡은 주택이 완전히 붕괴해 마치 전쟁터 같은 분위기다.건물 유리창이 대거 깨졌고 천장에 달린 무거운 샹들리에가 거실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곳곳에서 벽과 담이 무너져내린 가운데 산사태가 나 집채만한 바위들이 도로로 굴러떨어지면서 차량을 덮쳤다. 부상자들이 몰린 루산현 인민병원은 여진 우려 탓에 병원 앞 공터에 임시로 천막을 세우고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간이 침대마저 부족해 들것에 실려 땅바닥에 누운 환자들의 모습이 재난 현장의 처참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청두(成都)시를 비롯한 쓰촨성 각지는 물론 충칭직할시, 산시(陝西)성, 구이저우성 등 인접 지역에도 강력한 진동이 몰아쳐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잠자리에 있다가 미처 옷을 챙겨 입을 여유도 없이 속옷이나 잠옷 차림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알몸을 한 젊은 남녀 한 쌍은 겨우 이불 하나를 챙겨 나와 함께 두른 모습도 목격됐다.이번 지진으로 57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수색ㆍ구조 작업이 이제 시작돼 지진으로 인한 희생자와 부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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