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안 방점차이 극명…與 '시기가 중요' 野 '전면 재검토'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가 16일 마련한 17조3000억원의 추경편성안의 4월 국회처리를 놓고 여·야가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추경의 경기부양 효과를 위해서는 4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시기'에 방점을 찍은 반면 민주통합당은 재원규모, 방법, 사용처 등 모든 부분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예산의 경우 금액은 제법 커 보이지만 사실은 세입경정을 빼고는 세출예산이 4조원에 불과하고 내용에 사업이 많지 않다"면서 "민주당의 의지만 있으면 이것을 심의하는데 며칠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추경예산 심의에 참여를 하셔서 이것도 4월 내에 처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누리 "응급상황 4월 처리시급"=이 원내대표는 "지금 경제 전반이 불안하고 국민들의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추경과 부동산) 두 가지 대책이라도 빨리 나와서 불확실성이 없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경제가 응급한 상황에 더 이상 빠져들지 않겠구나하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정치는 타이밍,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굳이 말씀드릴 필요조차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도 민주통합당 일부에서는 최근 10년 동안 추경예산안을 정부가 제출한 이후 국회에서 의결되기까지 평균 38.2일이 소요됐다는 이유 등을 들어, 사실상 이번 4월 임시회의에서 논의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뜻까지 비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논리라면 김대중 정부, 이명박 정부가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하는데 평균 22.5일 소요됐지만 박근혜정부가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52일이나 붙잡은 이유는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민현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경기활성화를 위한 추경의 배분과 집행은 무엇보다도 '시기'가 중요하다"며" 추경예산안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국회심의와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 물론 상임위별로 꼼꼼한 심사와 논의가 있어야 하겠지만 위기의 경제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한정된 시간 안에 추경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민 대변인은 "국민들은 국회가 하루속히 추경예산안을 처리하여 어려운 경제상황을 타개하는데 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해야 할 예산이 국회에서 발목잡혀 지리멸렬한다면 또 다시 식물국회, 무능국회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임을 여야는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받을수없는 추경"=이에 반해 민주당은 정부 추경안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도 민생추경, 책임추경의 원칙을 갖고 논의할 것이라는 것을 수차례 말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소개하면서 "초당적 협력이 시작된 시점에서 청와대가 또다시 가이드라인으로 해석될 발언을 쏟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박 대통령은 "상임위차원의 경제민주화 입법 논의에 대해서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추경은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것이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속도전을 주문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발언"이라며 "청와대의 브레이크나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여야는 원칙을 지키면서 더 유연하고 더 빠르게 합의해 낼 수 있다. 브레이크를 걸지 말고 국회의 논의를 지원해 주실 것을 거듭 당부한다"고 말했다.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사전 엠바고를 찍어 배포한 보도자료를 입수해서 분석해보니 도저히 민주당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추경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그는 "일자리 창출예산이 4000억원에 불과한데 이런 예산을 어떻게 시급한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추경안이라 말하겠나가"라면서 "적자국채 발행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되 늘어나는 국가 채무에 대비해서 재정건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의장은 이어 "대규모 세입결손은 정부 스스로 자초한 만큼 기존 예산에 대한 강력한 지출절감을 통해 일부라도 보전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공공부분의 경상경비및 불용예산 삭감,비과세ㆍ감면축소, 소득세ㆍ법인세 과세강화 등을 요구했다. 국회 예결위 야당간사인 최재성의원은"지난해 2013년도 예산안을 제출했던 정부 특히, 책임부서인 기획재정부와 몇 개월이 지난 후 추경안을 들고 온 기획재정부는 다른 부처인지 묻고 싶다"면서 "추경안이 국무회의에 올라가고 통과되는 동안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해 국민 앞에 사과하는 책임자가 단 한명도 없는 현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경안 국회심의에 앞서, 정부의 책임있는 사과가 선행돼야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진보정의당 정진후 정책위의장은 논평에서 "이번의 세입결손-추경편성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낙관적인 경제 전망, 무리한 세외수입 계획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며 "이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지금이라도 증세 없는 복지 정책이 비현실적임을 인정하고, 설득력 있는 증세방안을 마련해 추경안과 함께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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