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1927.23으로 장을 마감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급상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코스피 하락의 주된 원인이었다.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한 데는 북한의 위협,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통화정책,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세 둔화 등이 작용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이같은 악재를 상쇄하는 재료들과 함께 코스피의 반등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정부 추경안 발표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 등이 연기금, 투신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순매수를 유발하면서 지수의 반등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BOJ의 장기국채(7조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국채(MBS포함 850억달러) 매입을 바탕으로 자산증가 속도를 추정해 보면, BOJ의 자산 증가 속도가 FED를 추월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이달 초 발표된 BOJ의 양적완화정책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정책이다. 리스크 자산 매입까지 확대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치가 빠른 시일 내에 가시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이 출구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강력한 확대통화정책을 실행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인하도 어느 정도는 기대할 수 있는 정책 카드 중 하나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며 원화 대비 엔화의 약세 속도는 지난 1월을 정점으로 다소 진정되고 있는 모습이다.북한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북한과의 관계 악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지리적인 인접성 때문에 일본 증시에도 악영향을 준다. 한국과 북한간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다면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 증시에서도 외국인은 순매도 포지션을 취해야 하고, 지수도 하락해야한다. 환시장 불안과 대북관계 악화가 더 확산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연말과 올초 1050원선까지 하락했다. 수출주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론이 일었다. 불과 세 달이 지난 지금 원·달러 환율은 1130원선이다. 반대의 상황이지만 수출주 실적에 대한 기대론은 일고 있지 않다. 잠정 집계 기준 3월까지 수출은 전년대비 증가했다. 우려와 달리 수출은 플러스(+) 성장이었다.밸류에이션도 긍정적이다. 북한 도발이 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밸류에이션의 지지력에 대해 신뢰를 가져도 된다. 현재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모두 낮다. PER은 평균 대비 -0.7 표준편차(하위 25% 영역)고 PBR은 -1.4 표준편차(하위 10%)다. 펀더멘털은 긍정적이나 당장 매수를 외칠 수 없다. 외국인의 빠른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사지 않는 한 지수가 강한 상승을 보이기 힘들다는 사실을 경험상 알고 있다.외국인 매도 강도가 약화되거나 매수 전환 신호가 발생하면 사도 늦지 않다. 지수로 매수 타이밍을 잡는다면 PER 8.6배와 PBR 1.0배 수준인 1900이다. 1900은 이익·자산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가 지지될 수 있는 영역이다. 해당 지수를 하회하면 매수해도 된다. 1900이 지수로서 매수 신호다. 시간은 펀더멘털 편이다.◆박중섭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이번 주 반등이 나타난다면 어떤 업종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할까. 단기간 낙폭과 1분기 실적, 수급을 동시에 고려할 때 자동차, 전기전자와 같은 경기민감 소비재와 의약품, 종이목재와 같은 경기방어업종이 상승을 이끌 것으로 판단한다.코스피가 12개월 예상 PBR 1배 수준까지 하락했다 반등한 과거의 세 차례 경험에서 반등을 주도한 업종은 전기전자 업종과 함께 낙폭이 컸던 낙폭과대주들이었다. PBR 1배 수준까지의 하락은 대부분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에 따른 급락을 동반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등 시에는 앞서 급락했던 업종들이 상승하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한편 전기전자 업종은 코스피 급락 구간에서도 비교적 탄탄한 주가 흐름을 보였으며 이후의 반등 구간에서도 가장 빠르게 주가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의 코스피 급락 구간에서 실적(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변화대비 낙폭이 과대하게 나타난 업종은 자동차, 전기전자, 의약품, 종이목재 등과 기계, 증권, 건설 업종 등이다. 업종 선택에서는 낙폭과대와 함께 수급이 동시에 고려돼야한다. 북한의 위협이 언제까지, 어느 수준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외국인들의 순매도는 당분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결국 코스피의 반등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업종 선택에서는 외국인 순매도를 압도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순매수가 나타나는가 혹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가 나타나고 있는 업종인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적 추정치의 움직임 대비해서 낙폭이 과대했던 업종 가운데 수급상으로도 기관의 든든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업종은 전기전자, 자동차, 의약품, 종이목재 네 업종이다.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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