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환 국토장관의 의욕적 행보에 담긴 의미는?

부동산대책 발표 다음날 새벽 인력시장 찾아 "현장 목소리 귀기울이겠다""대책엔 시장 정상화 방안 대부분 담겨.. 제도적 뒷받침해주는게 숙제"

▲2일 오전 경기 성남 새벽인력시장을 찾은 서승환 국토부 장관이 건설근로자공제회의 이동상담버스에서 건설근로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어제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대부분의 방안들이 종합돼 담겼다. 정부 대책이 시장에 잘 전달되기 위해선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여 정비해 나가겠다."2일 오전 4시40분,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경기도 성남시 태평1동 새벽인력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전날 범부처의 종합대책 배경과 효과 등을 주도적으로 설명한 서 장관의 행보는 무겁지 않았다. 확신에 찬 얼굴로 가벼운 농담을 섞어가며 이른 시간부터 현장을 누비는 행보에는 대책을 만드는 데 누구보다 공을 들였고, 그 효과가 확실히 나타날 것임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서 장관은 부동산경기 장기 침체에 신음하고 있는 건설근로자들과 아침식사를 하며 애로사항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부동산 대책이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제대로 시행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서 장관은 설명했다. 법안 개정사안이 많은 만큼 국회에서 신속하게 개정에 나서줘야만 의도한대로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지적이었다. 그는 "일선 근로자들도 주택경기 정상화 대책을 통해 경기 활성화를 체감해 나가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고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행복주택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에 대해서는 "행복주택 1만호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예정대로 철저하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강력한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이와 함께 정부의 대책이 서민 생활에 반영돼 경제가 활기를 띠기 위해 경제민주화에 걸맞게 제도 정비를 해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건설 분야의 경제민주화를 위한 대책으로 최저가 낙찰제 개선과 분리발주, 불법하도급 근절 등을 예로 들며 "적극 손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장관이 현장에서 들은 근로자들의 건의사항이기도 하다. 한 건설근로자는 서 장관에게 "건설경기 악화 영향보다 불법하도급, 임금유보, 외국인근로자, 연령제한 등 때문에 고통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앞으로는 범부처가 합동으로 건설산업과 관련된 제도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저가제도와 분리발주 등은 기획재정부 소관 법률이어서 경제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한 방향으로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최저가제도를 확대해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건설업계는 품질을 조잡하게 하고 건설근로자들의 삶까지 피폐해지게 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년 동안 건설 현장에서 근무했다는 김모씨는 이 자리에서 "최저가 낙찰제는 겉으로는 원가 절감으로 보이지만 결국 그 여파는 근로자에게 돌아온다"면서 "낮아진 입찰단가 만큼 인건비만 줄고 있다"고 토로했다.또한 공공공사 분리발주 확대 움직임에 대해서도 적극 개입, 건설업역 내에서의 밥그릇 싸움이 본격 대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은 종합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분리발주 반대 움직임이 강하다. 다양한 업종의 건설업체가 서로 부딪히며 건설공사를 수행할 경우 세종청사의 누수사건처럼 오히려 품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이에 비해 전문업종에서는 중소기업 보호 차원에서 분리발주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민찬 기자 leem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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