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만우절 거짓말 '스파게티 나무라니'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미국 웹사이트 '허풍 박물관(Museum of Hoaxes)'이 1일 만우절을 기념해 전세계인을 속인 톱100 거짓말을 발표했다. 이중 열손가락 안에 든 '세계 10대 만우절 거짓말'을 소개한다.세계 10대 만우절 거짓말 중 1위는 '스파게티 나무'다. 1957년 만우절에 영국 BBC 뉴스쇼 '파노라마'는 스위스에서 겨울 날씨가 따뜻해지는 이상기온 덕분에 나무에 스파게티 국수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BBC가 농부들이 나무에서 스파게티 국수 가닥을 따는 합성 사진까지 곁들이자 이를 본 시청자들로부터 나무 재배법에 대한 문의가 폭주했다. 시청자 문의에 대한 BBC의 공식답변은 "토마토 깡통에 스파게티 나무 가지를 심으면 최고로 잘 자란다"였다.1985년 미국 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시드 핀치에 대해 궁금한 점'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시속 270㎞ 강속구를 던지는 신인 투수 시디 핀치가 프로야구팀 뉴욕 메츠에 입단 예정이라는 것. 시드 핀치는 한번도 야구를 해본 적이 없었지만 티벳 승려 라마 밀라라스파의 지도 아래 투구 기술을 연마해 이같은 강속구를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 기사는 친절하게도 본문 내용이 거짓이라는 힌트를 서문에 제시했다. 서문에 쓰인 단어 앞글자만 따면 '행복한 만우절'이라는 글자가 완성됐기 때문이다.1962년 스웨덴의 한 TV 방송국에선 "흑백TV 브라운관에 나일론 스타킹을 씌우면 컬러TV가 된다"고 주장하는 자사의 기술직 사원 크젤 스텐슨을 소개했다. 스텐슨이 시범을 보이자 많은 시청자들은 이를 따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스웨덴에서 컬러 방송이 시작된 때는 8년 후인 1970년이었다.1996년 미국 패스트푸드 업체 타코벨은 6개 주요 신문 전면 광고로 미국 독립의 상징 '자유의 종'을 필라델피아 국립역사공원으로부터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종의 이름 역시 회사 이름을 딴 '타코 자유의 종'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이날 마이크 맥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자유의 종을 판매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공식 해명까지 했다.1977년 영국 가디언지는 7쪽짜리 특집 부록에서 세미콜론(;) 모양의 도서 국가 산세리페를 소개했다. 작은 섬 7개가 모여있는 산세리페는 인도양에 있으며 수도는 보도니, 지도자는 피카 장군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 섬의 이름은 프린터 기술의 일종인 '산 세리프'에서 따온 것이었다. 가디언지의 만우절 기념 거짓말 보도는 이후 다른 신문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며 하나의 전통이 됐다.199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미 국영라디오 방송에서 다시한번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실제 인물이 아니며 그의 목소리를 코미디언 리치 리틀이 성대모사했던 것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던 그가 재선 출마를 선언하며 내건 슬로건은 "어떤 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였다.1998년 '뉴멕시칸 과학과 이성'이라는 잡지는 "앨라배마주가 원주율 값을 3.1415…에서 성경에 나오는 3.0으로 변경한다"고 보도했다. 이 내용은 잡지가 발송하는 뉴스레터 메일에 담겼으며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전파됐다. 만우절 거짓말이었지만 앨라배마 주의회 사무실은 이에 대한 항의 전화로 곤욕을 치렀다.1998년 버거킹은 유에스에이 투데이 지에 "왼손잡이용 햄버거 메뉴를 출시했다"는 광고를 실었다. 미국 내 3200만명의 왼손잡이를 위해 특별히 만들었다는 것이다. 광고가 실린 다음날 버거킹은 또 하나의 거짓 보도자료를 냈다. 많은 미국인들이 버거킹 매장에서 왼손잡이용 햄버거를 주문했으며 '오른손잡이용 햄버거'를 만들어달라는 고객 요청도 있었다는 내용이다.1995년에는 디스커버 지는 남극에서 발견된 신종 생물에 대한 만우절 거짓말 기사를 게재했다. 에이프릴 파조(이탈리아어로 '만우절'이라는 뜻)라는 박사가 남극에서 발견한 이 생물은 이마뼈가 접시모양이며 혈관이 이 부분에 몰려있다. 이마를 뜨겁게 달군 후 얼음 구멍을 뚫어 펭귄을 사냥한다는 것이다. 에이프릴 파조 박사는 1837년 실종된 남극 탐험가 필리페 포이즌이 펭귄같은 차림새 때문에 이 생물로부터 습격당했을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1976년 영국 BBC 2라디오에 출연한 천문학자 패트릭 무어는 "4월 1일 오전 9시 47분 명왕성이 목성 뒤로 지나가는 천체 현상으로 인해 지구가 일시적인 무중력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그순간 공중에 뜰 수 있다"며 청취자들에게 "한번 뛰어본 후 결과를 알려달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패트릭 무어의 이론은 실제로 '목성 효과'라고 해서 행성이 일렬로 늘어서면 지구에 기상이변, 지진이 일어난다는 이론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아주 근거없는 거짓말은 아니었던 셈이다.박충훈 기자 parkjov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