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위기 아냐...들어가서 술 한잔 해야죠'

출·입경 정상....'北 자극해선 안 된다' 목소리도

[파주=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개성공단은 조용합니다."1일 개성공단 출·입경 통로인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만난 한 근로자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 근로자는 개성공단 내의 한 섬유업체에서 근무한다. 우리은행 환전소에서 우리 돈을 달러로 바꾼 그는 "(이 달러로) 안에 들어가서 술 한 잔 하고 해야죠"라며 웃어보였다.북한의 폐쇄 위협에도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정상적으로 출·입경하고 있다. CIQ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출경하는 근로자들은 이날 오전 8시를 전후해 CIQ에 속속 도착한 뒤 수속을 밟았다. 근로자들은 차량증, 출입증 등을 받기 위해 기다리던 중 서로 인사하고 담소를 나눴다. 개성공단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한반도 긴장 상황이 공단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다만 남북관계가 얼른 진전돼서 남북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과 우리측 간 이날 개성공단 통행업무는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를 통해 우회해 이뤄졌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기 전에는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통해 남측이 북측에 통행계획서를 전달하고 북한 서해지구사령부가 직접 승인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북측 담당기관인 중앙개발지도총국은 이날 오전 7시 48분께 개성공업지구관리위에 출·입경 승인 통보를 보내왔다. 이에 첫 출경자 352명이 8시 30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공단으로 들어갔다. 신청 인원 414명보다 적은 숫자다. 그러나 평소 수준의 출경 비율이라고 CIQ측은 설명했다. 이날 CIQ 출입경을 신청한 총 인원은 출경과 입경 각각 853명, 355명이다. 전화와 팩스 등 일반통신 1300회선도 정상 운영돼 개성공단에 입주한 우리 기업들이 남측으로 연락하는 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개성공단 경계 수준을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운송업체에서 근무하는 박상순(66)씨는 "공단에 들어갈 때 북측의 검색이 강화된 느낌이고 내부에 있는 인민군들이 약 일주일 전부터 철모와 위장막을 착용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출경길에 나서던 한 근로자는 "들어가서 못 나올까봐 내심 불안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지나친 관심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한 근로자는 "우리는 그렇게 크게 못 느끼겠는데 언론에서 위기 상황을 계속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며 "과민반응을 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개성공단 입주업체 모임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성공업지구 발전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소모적인 정치 논쟁은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협회 측은 '소모적인 정치 논쟁'에 대해 개성공단이 김정은 정권에 달러를 대는 공급원 역할을 한다는 등의 비판이 북한을 극도로 자극하는 상황을 거론했다.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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