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처리 야무지게' 좌고우면 않는 소신행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이후 뉴스를 쏟아내는 '뉴스메이커'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주 창원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채권발행분담금 면제' '공시방법 간소화'를 실시하겠다고 언급한데 이어 27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민감한 이슈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엄히 처리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과거 수석부원장 시절 '존재감'이 거의 없던 것과 비교하면 확 달라진 모습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그동안 2인자로서 역할을 수행한 것일 뿐, 사실 개성이 뚜렷한 분"이라는 평가다.최 원장은 금감원장에 임명되기 전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수석부원장직을 맡고 있었지만 조용한 행보 탓에 원장 후보 하마평에도 거의 오르내리지 않았다. 내부 승진이 전례에 없던 데다 소위 경제관료의 핵심에 들기 위해서는 힘이 될 수 있는 '라인'이 필요한데 그간의 이력으로 볼 때 '라인'과는 거리가 멀었다.최 원장은 이와 관련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인사방향을 묻는 질문에 "내 개인적인 얘기를 하나 하겠다"고 운을 뗀 후 "그동안 빛이 안 나는 과정을 거쳐 이 자리까지 왔다. 열심히 일만 했다"고 밝혔다. 좌고우면 않고 맡은 일에 열중하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최 원장은 "'각 권역의 주류니' '물 먹었느니'와 같은 말이 안 나오도록 하겠다"는 민감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요즘 금감원 내부에서는 '야무지게'라는 표현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최 원장이 회의석상 마다 "일처리를 야무지게 하라"고 지시하면서부터다.본인의 업무 스타일 역시 꼼꼼하다.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올 초부터 직접 맡아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게다가 성격이 급해 무슨 일이든 단기간 내에 마무리 짓는 것을 선호한다. 저축은행 부서를 줄이고 상호금융ㆍ여신전문, 불공정거래 조사, 계열사 부당거래 감시, 서민ㆍ중소기업 부서를 강화하겠다는 조직개편안을 이미 마무리지었다는 전언이다.그는 "필요한 부분만 정비하고 빨리 일하는 체제로 가야 한다"는 말로 특유의 급한 성미를 드러냈다.최 원장이 갈 길은 멀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코드인 중소기업과 서민,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내놨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취임 열흘, 그의 말대로 책임의 무게를 확실히 느끼고 있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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