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3월 3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영화로만 벌써 여러 차례 제작된 배트맨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캐릭터 중에 하나일 것이다. 보통의 슈퍼히어로들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특수한 능력을 가지게 됨으로써 그 능력을 바탕으로 정의를 실현한다. 이와 다르게 배트맨은 특수한 능력 없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이런 그가 어릴 적 부모의 살해 현장을 목격하고 나서 살인자와 고담시의 범죄를 소탕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배트맨으로 탄생한다. 그가 가진 재력이라면 다양한 방법으로 정의실현과 사회의 좋은 일에 이바지할 수 있을 텐데 굳이 직접 나서는 것일까? 여기에서부터 우리는 배트맨의 인간적 고뇌를 통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브루스 웨인은 도대체 왜 배트맨이 되고자 했을까? 철학은 이렇게 ‘왜’라는 사고에서부터 시작한다. 영화나 동화 속 이야기를 보면서 한 번쯤 궁금했을 뻔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지금 소개하는 책들을 통해 만나보자.
배트맨은 가장 유명한 동시에 가장 복잡한 만화 캐릭터 중 하나이다.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다른 슈퍼히어로들과 달리 배트맨은 한 명의 인간이다. 고담시 범죄를 소탕하는 배트맨의 모험에는 언제나 결정과 딜레마가 뒤따르며, 이는 철학적 해명의 주제가 된다. 이 책은 ‘배트맨은 왜 조커를 죽이지 않을까’, ‘로빈을 만드는 일은 옳은 일일까’, ‘왜 배트맨이 슈퍼맨보다 더 나은 슈퍼히어로일까’ 등의 흥미롭고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여러 철학 사상을 이용해 답하는 20편의 글을 수록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철학의 문제들에 조금 더 친숙해지고 싶은 독자들에게 길잡이 역할도 해준다. 배트맨 이야기를 사례 삼아 윤리학, 존재론, 논리학 등 철학 분야의 주요 이론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HOBBIT 뜻밖의 철학’은 미국 와일리 출판사에서 펴내는 ‘철학 시리즈’의 하나로 ‘호빗’에 등장하는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가치판단에 대한 의미 있는 철학적 해석을 시도한다. 자칫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칠 수 있는 ‘호빗’ 속 숨어 있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톨킨의 팬이라 자칭하는 13명의 유쾌한 철학자들이 풀어냈다.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과 모든 생물체의 존재 이유, 인간의 욕망과 나약함 그리고 절대 악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어 깊이 생각해볼 만한 여지를 가득 던져주는 작품이다.책에서는 ‘호빗’의 철학 즉, 이야기의 윤리적이고 개념적인 배경을 제공하는 핵심 가치들과 전반적인 철학적 가정들을 탐색하고 ‘호빗’에 담긴 주제들을 활용해 다양한 철학 사상들을 설명한다. 우리는 영화를 보며 단순히 웃고 즐기는 사이에 톨킨이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에 담긴 깊은 뜻을 놓쳐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더욱 ‘호빗’이 제기하는 깊이 있고 재미있는 의문점들을 탐구하는 동시에 몇 가지 강력한 철학 사상을 일깨워줄 것이다.
‘재투성이’는 왜 왕자를 만나러 무도회에 갔으면서 세 번이나 그에게서 도망치는 걸까? 재투성이를 학대하는 못된 계모와 ‘라푼젤’을 탑에 가둔 무서운 마녀가 실은 둘 다 친어머니라면? ‘빨간 모자’와 ‘백설공주’가 심리 상담을 받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 심리 읽기’는 불안과 금기와 구원의 상징으로 가득한 그림 동화야말로 인간의 운명을 가르는 근원적인 심리 문제에 관한 경이로운 성찰의 기록임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놀라운 문학적 상상력, 심리학과 철학과 신학을 넘나드는 탄탄한 박학을 기반으로 삼아 쓴,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울리는 보기 드문 인문 교양서이다.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에 현대 사회와 문화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더해져 동화 속 가공의 시간과 공간이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곳의 생생한 현실로 되살아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칼릴 지브란의 시, 뭉크와 르누아르의 그림, 성서와 영화에서 찾아낸 그림 동화의 모티프는 그림 동화가 시공간을 초월하는 인류 보편의 이야기임을 확인해준다.전슬기 기자 sgj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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