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센터백' 기성용, 101년 백조의 꿈 완성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웨일즈 클럽 최초의 리그컵 우승. 1912년 창단 이래 최초의 메이저 대회 정상. 22년만의 유럽대항전 진출 기회까지. '백조의 꿈'은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수비수로 깜짝 변신한 기성용의 헌신과 활약이 더해져 더욱 특별했다.스완지 시티가 25일(한국 시간)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2012-13 캐피털원컵 결승에서 브래드포드(4부 리그)를 5-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스완지 시티는 1부리그 승격 첫 해 리그컵 우승과 함께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기성용은 미드필더가 아닌 센터백으로 선발 출장, 62분 간 활약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그는 셀틱 시절인 2011년 스코틀랜드 리그컵 결승전(3-0 승)에서도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우승을 차지했던 바 있다. 이어 잉글랜드 무대 데뷔 시즌 또 다시 리그컵 결승에서 활약하며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물론 객관적 전력 면에서 스완지 시티의 절대 우세였던 경기. 그렇다 해도 기성용의 센터백 투입은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의 묘수라 평가할 만 했다. 주전 수비수 치코가 부상으로 결장한데다, 브래드포드는 세트피스와 공중볼을 활용한 공격을 펼치는 팀이었다. 더군다나 이날 경기는 스완지의 일방적 공세가 예상됐다. 신장과 대인마크 능력을 모두 갖춘 동시에, 최후방에서부터의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도 담당할 선수가 필요했다. 모든 점을 고려할 때 기성용은 가장 적절한 대안이었다. 실제로 기성용은 이날 적절한 커버플레이와 위치 선정으로 상대 역습을 무력화시켰다. 공중볼에는 적극적인 몸싸움과 헤딩으로 대응했다. 전반 37분 거친 태클로 경고를 받았음에도 위축되지 않고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헌신적인 팀 플레이라 평할 만 했다.기성용은 후반 17분 주장 게리 몽크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몽크는 4부리그 시절부터 꾸준히 팀을 이끌어온 프랜차이즈 스타. 그런 그를 우승 순간 그라운드에 세워준다는 배려를 담은 교체였다.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운 가운데 기성용의 체력을 비축시켜 준다는 의미도 있었기에 아쉽기만 한 결과는 아니었다.기성용이 뒷문을 든든히 지킨 덕에 스완지 시티의 1·2선 선수들은 온전히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일찌감치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16분 미추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 손을 맞고 흐른 공을 달려들던 네이선 다이어가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기세가 오른 스완지 시티는 공세의 고삐를 당겼고, 전반 40분 미추가 반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까지 뽑아냈다. 후반 들어서도 스완지 시티의 맹공은 계속됐다. 후반 3분 다이어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고, 8분 뒤에는 맷 듀크 브래드포드 골키퍼가 무리한 태클로 퇴장을 당하는 호재도 있었다. 이어진 페널티킥은 조나단 데 구즈만이 깔끔하게 차 넣었다. 상대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리는 순간이었다. 스완지 시티는 경기 종료 직전 데 구즈만의 추가골까지 묶어 5-0 대승을 완성했다. 우승을 자축하기엔 더없이 훌륭한 결과였다.전성호 기자 spree8@<ⓒ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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