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페이스] 주식 수익률 연 30%..16세 '할리우드 걸'

美 여배우 레이첼 폭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10대 할리우드 여배우가 지난해 주식투자로 월스트리트의 웬만한 펀드매니저 부럽지 않은 수익률을 남겼다. 주인공은 레이철 폭스(16·사진). 폭스는 미디어로부터 크게 주목받는 아이돌 스타가 아니다.하지만 어린 나이에도 결코 만만치 않은 경력을 자랑한다. 역할 비중이 크진 않았지만 미국 ABC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위기의 주부들' 시즌 3편과 4편에 출연했다. 2010년부터는 연간 1편씩 할리우드 영화에도 출연했다. 2010년 릫스포크릮에서 주연을 맡고 2011년 나오미 왓츠, 대니얼 크레이그와 함께 릫드림 하우스릮에서 열연했다.
폭스는 최근 영화·드라마와 전혀 다른 영역인 주식으로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주식에 투자해 월스트리트의 펀드매니저도 달성하기 힘든 연간 30%가 넘는 수익률을 달성한 것이다. 폭스는 지난 1년 반 동안 자신이 그동안 모은 돈으로 주식 투자를 했고 지난해 투자 수익률만 30.4%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지난해 수익률 13%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성적이다.고등학교를 이미 졸업했을 정도로 영특한 폭스는 '폭스온스톡스닷컴(FoxOnStocks.com)'이라는 사이트까지 운영하며 투자 의견도 공개한다. 폭스에게 사이트 운용은 하나의 놀이다. 폭스는 사이트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어머니로부터 배운 투자기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을 뿐이다.어머니는 폭스가 8살 나던 해 금융에 대해 가르쳤다. 기본적인 투자법을 가르쳤지만 주식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가르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머니는 요즘 주식시장이 과거와 달라졌다며 주식투자란 어떤 종목을 사는 게 아니라 종목을 오래 보유하면서 해당 기업과 함께 커 가는 것이라고 가르쳤다.하지만 이 당찬 16살 소녀의 생각은 엄마와 달랐다. 폭스가 보기에 오늘날 주식시장은 단기 수익을 노린 데이 트레이더와 거대한 자금을 움직이는 기관투자가, 주가를 미친 듯 끌어올리는 투기꾼으로 가득한 곳이다.폭스는 자기 직관을 믿고 투자한다. 그리고 자기도 데이 트레이더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폭스는 처음에 가상머니로 주식투자를 해야 했다. 어머니가 딸이 과연 똑똑하게 투자하는지 확인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폭스는 철저하고 치밀하게 투자한다. 그는 지난 1년6개월 사이 주식 투자를 한 날짜도 338일이라고 정확히 계산하고 있다. 아침 6시30분이면 일어나 계좌를 확인하고 신문 기사를 읽고 그날 매매할 종목을 택했다.폭스는 첫 투자에 크게 실패했다. 15살 나던 해 추수감사절 저녁 자리에서 1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친지 말만 믿고 산 2달러짜리 주식이 지금은 그야말로 휴지가 되고 말았다.폭스는 그때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정보만 믿고 투자해선 안 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폭스는 "자기 직관으로 자기가 직접 주식을 사고파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당돌한 소녀 폭스의 꿈은 주식투자를 계속하면서 아카데미상도 받는 것이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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