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45일만에 판매 중단비과세 폐지에 수요 몰려저금리에 뭉칫돈 운용 부담[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지난해 즉시연금 막차를 탔던 AIA생명이 출시 45일만에 결국 판매를 중단했다.AIA생명 관계자는 24일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즉시연금을 판매했으나 이달 초 중단했다"면서 "판매 재개는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AIA생명은 지난해 11월 'AIA 즉시연금보험' 상품을 선보여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일부 대형 생보사도 판매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새로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이다.회사 관계자는 "당초 일년 정도 판매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봤지만 막상 출시하고 보니 시장 자금이 급격히 유입돼 더 이상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안됐다"고 설명했다.특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법 시행령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출시 시점만 해도 시행령 확정이 상당한 난항을 겪으면서 회사 측은 한동안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연말을 기점으로 과세를 우려한 고객들이 몰리면서 즉시연금 한도가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이 관계자는 "즉시연금 세금을 피하기 위한 막바지 수요가 지난해 연말에 집중됐다"고 말했다.AIA생명 측은 구체적인 판매 실적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당초 예상을 5배 이상 웃도는 자금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출시 이후 약 한달만에 550억원 어치의 즉시연금을 판매한 바 있다.즉시연금은 생보사가 뭉칫돈을 받은 후 자금을 굴려 이익을 남기는데, 요즘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오히려 자산운용을 할수록 손해가 발생한다. AIA생명과 같은 중소형사가 판매를 이어가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특히 AIA생명은 즉시연금의 공시이율을 4.45%로, 대형사 보다도 0.15%포인트 높게 책정했다. 시중금리가 연 3%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AIA생명이 즉시연금 보험료로 받은 돈을 굴려 수익을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즉시연금은 최근 세법 시행령 발표 직전까지 가입 문의가 빗발친 상품으로 꼽힌다. 과세 기준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한 은행에서 보험사 판매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는 소위 '방카룰'에 걸려 해당 은행 창구를 통해선 더 이상 즉시연금을 팔기 어려운 상황을 맞기도 했다. 방카룰은 월단위로 적용되는 만큼 삼성생명은 다음달 1일부터는 다시 판매가 가능하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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