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ETF 시장 커질 것···'사모펀드 강점 살려 특화'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증권·운용업계 25년입니다. 마지막은 펀드매니저로 기억되고 싶어요."지난 18일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만난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열정 가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오가며 혹독한 시기를 견딘 장 사장은 한동안 언론 인터뷰를 피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자신 스스로에게 당당하다면 그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장 사장의 표정과 말투에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15년째 KTB운용 사장을 지낸 '장수 CEO'이면서도 자신의 명함에 '펀드매니저'를 박은 그는 90년대 후반 '바이코리아' 펀드 열풍을 만들어낸 스타매니저 열정 그대로였다.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리던 시절, 적극적인 운용 스타일을 자랑하던 장 사장은 최근 달라진 운용업계 트렌드를 주목했다. "고수익을 앞세워 펀드를 팔던 시대는 갔어요. 투자자들도 쉽게 주머니를 열지 않죠. 저성장·저금리 현상 지속은 운용업계 뼈대를 완전히 바꿔놓을 겁니다." 장 사장은 패시브펀드 시대가 도래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액티브펀드 수요는 헤지펀드와 사모투자펀드(PE)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다. 장 사장은 "KTB가 강점을 지닌 사모펀드를 더욱 특화하고, 합성 ETF 등 출시로 ETF 후발주자 약점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TB운용은 'GREAT GREEN', 'GREAT SRI' 2종의 ETF가 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KTB운용의 강점은 이직이 유독 잦은 운용업계에서 직원 근속연수가 가장 길다는 것이다. 장 사장을 비롯해 창립 멤버들이 경영을 이어가면서 장기성과가 더욱 중시되는 운용업계에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인재를 중시하는 문화도 밑바탕이 됐다. 펀드처럼 직원을 평가할 때 학벌보다는 철저히 개인의 트렉레코드(이력·성과)를 본다. 장 사장은 "수평적 문화를 심었던 게 조직문화의 원동력"이라며 "상사에게 인정받는 후배보다는 동료와 후배들에게 인정받는 직원을 훨씬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열정의 고리가 끊기면 늙는 것"이라는 그는 최근 후학들에게 지식과 열정을 전파하는 재미를 추가했다.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한림대 등에서 운용업계에 몸담으며 습득한 이론적 지식과 직접 겪었던 경험을 금융업계 취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오롯이 전하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장 사장은 "훌륭한 후계자가 있으면 언제라도 길을 터줘야한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매순간 열정을 다해 충실히 살아가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운용사 사장으로 오래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펀드매니저로 기억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훌륭한 펀드매니저의 자질은 기초체력"이라는 장 사장은 지금도 매일 빠지지 않고 운동으로 체력을 다진다. 유도 2단에 검도도 수준급인 그가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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