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유치 '올인'후 자축행사 불참·'택시전도사'면서 택시법 제정 '유보'···재정문제·형평성때문
[수원=이영규 기자]김문수 경기도지사(사진)의 최근 행보가 '신중모드'로 급변하고 있다.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올인'하다시피 한 김 지사는 정작 지난 2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축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간 김 지사의 10구단 유치 열정과 노력을 감안할 때 언뜻 이해 안 되는 대목이다. 그런가하면 김 지사는 택시의 대중교통 법제화와 관련된 경기도 입장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표명을 늦추고 있다. '민생체험 택시'등을 통해 택시 전도사로 활동해 온 그의 '전력'을 생각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김 지사는 특히 퇴임 후 택시운전사를 할 생각이 있다는 얘기까지 하며 택시에 애착을 가져왔다.그렇다면 김 지사가 현안에 대해 '신중모드'로 급변한 이유는 뭘까. 우선 형평성 논란을 걱정한 듯하다. 여기에 재정부담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김 지사는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 '일등공신'이다. 야구단 유치에 미온적이던 이석채 KT회장의 마음을 돌렸고,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당근'을 제시하며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 지사는 10구단 유치 프리젠테이션(PT)에서 10구단이 유치되면 도유지에 2군 훈련장을 지어 25년간 무상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프로야구 저변확대를 위해 도내 40만 이상 도시를 연고로 하는 독립리그 출범과 이에 따른 운영비 지원도 공약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은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면 도내 시군의 불만을 사고 있다. A시 관계자는 "수원시는 도내 31개 시군 중 재정능력이 가장 좋은데도, 경기도에서 프로야구단 유치와 관련해 도유지 무상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다"며 "이를 보는 여타 시군들의 마음은 좋지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다.경기도 역시 이 같은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가 지금까지 10구단 유치에 적극 나섰지만, 되고 나서는 타 시군과의 형평성이나 야구에만 올인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어 (김 지사가)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택시 대중교통수단 법제화에 대해서도 '국비지원이 될 때만 법제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국비지원이 안되면 현실적으로 택시의 대중교통수단 법제화도 어렵다는 얘기다. 이는 경기도의 재정현실과 맞닿아 있다. 경기도는 택시법이 시행될 경우 당장 공영차고지 건설비, 과잉공급 택시 감차보상비, 정류장 시설 개선금, 자녀 학자금 등을 지원하는데 연간 400억∼500억 원의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가뜩이나 세수감소와 가용재원 부족으로 재정이 어려운 경기도 입장에서 추가 재원이 들어가는 택시법 시행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김 지사의 생각인 셈이다.김 지사는 지난 2009년 수원을 시작으로 총 37회의 택시 운전을 통해 '택시 도지사'로 불려왔다. 운행거리만 4000Km를 넘는다. 그의 이 같은 행보를 감안하면 택시법 통과에 힘을 실어줄 만하다. 하지만 그는 택시에 대한 '애정'과 경기도 '재정'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영규 기자 fortun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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