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길]30대 청년 1000만원…노신사 100만원익명의 한 독지가가 3년여에 걸쳐 기부한 3억여 원으로 조성된 ‘등불장학금’으로 유명한 담양군에 최근 기부천사들의 ‘남몰래 기부’가 이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담양군에 따르면 지난 14일 30대 후반의 한 젊은이가 주민복지실을 방문해 5만원권 지폐 100장씩 2묶음, 총 1000만원이 들어 있는 돈봉투를 전달했다.
최희우 부군수와 김민지 복지기획담당이 지난 14일 익명의 한 기부천사가 전달한 성금 1000만원을 세어 확인하고 있다.<br />
주민복지실 관계자는 “그 젊은이는 ‘광주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담양지역에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기부하게 됐다’면서 ‘본인을 밝히지 말고, 나중에라도 자신에 대해 알려고 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부탁하며 급히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이 관계자는 “담양 출신으로 연고가 있거나 담양에 특별한 사연이 있는 분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고 했다.같은 날 전라북도에 살고 있다는 70대 노인이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전화로 100만원을 기탁했다.이 노신사는 “청년시절 전국을 무전여행하곤 했는데 어느 날 담양군 무정면 일원을 여행하던 중 수중에 돈이 없어 점심을 얻어먹기 위해 한 민가에 들어갔는데 주인은 없고, 마루에 손목시계가 놓여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 손목시계를 들고 나왔는데 훗날 찾아가려고 했지만 생활에 쫒기다 보니 지금까지 갚지 못하고 평생의 빚으로 남았다”고 했다.그는 “나이 80이 다되어 그분을 찾을 수 없지만 담양은 내 기억 속에 아름답고 은인 같은 곳으로 남아 있다”며 “50여 년 전에 누군지 모를 담양 주민에게 진 빚을 이렇게라도 갚고 싶다. 담양에 거주하는 어려운 이웃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성금을 전했다.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담양의 한 주민은 연말연시에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익명으로 200만원의 성금이 든 봉투만을 말없이 전달한 채 홀연히 사라졌다.군 관계자는 “기부자들의 뜻을 존중해 기부자들의 신상에 대해 더 이상 추적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그 대신 이름 없는 기부천사들이 전한 감동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잘 전달돼 희망을 잃지 않도록 소중하게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재길 기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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